"부실대 퇴출이 우선이다"
[대학저널의 눈] 편집국 정성민 편집팀장
정성민
jsm@dhnews.co.kr | 2014-09-17 11:39:41
‘구조개혁’ 태풍이 대학가를 강타하고 있다. 교육부가 대학들의 몸집 줄이기를 적극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슨 의미일까? 자세한 배경은 이렇다. 2013년 기준으로 총 대입정원(4년제 대학+전문대학)은 55만 9036명, 학령인구(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할 아동의 총 인원 수)는 63만 1835명이다. 이렇게 볼 때 아직까지는 대학들이 신입생을 선발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교육부에 따르면 학령인구의 경우 2018년에 54만 9890명으로 감소한 뒤 2023년에 39만 7998명으로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만일 2013년의 대입정원이 유지된다면 불과 수 년 후부터 신입생을 제대로 충원하지 못하는 대학들이 속출하게 된다. 대학들의 주 수입원이 등록금인 점을 감안, 신입생 미충원은 경영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에 교육부는 이러한 사태를 미리 방지하고자 대학들의 몸집 줄이기, 즉 정원감축에 고삐를 죄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교육부는 2023학년도까지 총 16만 명의 대학정원을 감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절대평가를 실시한 뒤 모든 대학을 5등급으로 구분하고 각 등급에 맞춰 정원감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교육부는 대학구조개혁평가에 앞서 대학특성화사업과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평가 등에서 대학들의 정원감축 비율을 가산점으로 반영, 대학들의 정원감축을 유도했다.
대입정원 역전 시대를 대비, 대학들의 정원감축은 분명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방식이다. 현재 교육부는 일률적인 정원감축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여론은 부실대 퇴출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지난해 10월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214명을 대상으로 교육부의 대학 정원감축 방안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4%가 ‘부실대를 폐쇄해 대학 수를 줄이는 방식’이 더 좋다고 답했다. 특히 초중고 자녀의 학부모가 많은 30대와 40대에서 부실대 폐쇄 방식을 선호하는 의견이 약 8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대학저널>이 지난 4월 ‘교육부가 정원감축을 골자로 한 대학구조개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보다 바람직한 정원감축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나?’를 주제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6% 역시 ‘부실대 퇴출’을 꼽았다.
부실대의 폐해가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가된다는 점에서도 부실대 퇴출은 시급하다. 실제 퇴출 대상에 오른 지방 소재 A대학의 경우 교육부가 부당학위 수여자 837명의 학위취득 취소를 요구, 졸업생들은 졸업장은 물론 사회복지사 자격증 등 국가공인 자격증까지 박탈될 처지에 놓인 바 있다. 지난 4년간 등록금을 투자하고 본전도 못 건진 셈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부정과 비리가 명백하고, 경영악화가 심각한 부실대를 먼저 퇴출시키고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정원을 감축해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제 곧 있으면 대입정원 역전 시대가 온다. 이에 대한 대처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러나 그 대처가 교육부의 일률적인 잣대로 통제돼서는 안 된다. 교육부가 할 일은 교육수요자들에게 명백한 폐해를 끼치는 부실대를 솎아내는 것이다. 나머지는 대학에 맡기면 된다. 어차피 경쟁력 없는 대학은 외면당하기 마련이다. 그러면 대학들은 대입정원 역전 시대를 앞두고 생존을 위해서라도 정원을 감축할 수밖에 없게 된다. 바로 이것이 대학자율화 시대에 걸맞은 대학구조개혁 방식이다.
※이 칼럼은 한성대학교 신문에도 기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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