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서울대, 어디로 가나?

성낙인 총장 우여곡절 끝에 취임…재벌 출신 이사장 선출

정성민

jsm@dhnews.co.kr | 2014-08-01 14:19:32

서울대학교가 기로에 서고 있다. 법인화 이후 첫 실시된 총장 선거는 내홍으로 치닫은 끝에 신임총장이 취임했고 재벌 출신 서울대 이사장이 탄생했다. 현재 서울대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반발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서울대의 향후 행보에 대학가와 교육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성낙인 서울대 신임총장이 지난 7월 20일 공식 취임했다. 그러나 성 총장이 취임하기까지는 결코 순탄치가 않았다. 서울대 이사회가 성 총장을 신임총장으로 선임한 것에 대해 서울대 구성원들이 반발했기 때문이다.


즉 서울대는 지난 3월 예비후보자(12명) 확정을 시작으로 총장 선거 레이스를 펼쳐 왔다. 그리고 서울대 총장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는 1차 소견 발표와 2차 정책 평가를 통해 최종 3명의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했다. 당시 이사회에 추천된 후보는 오세정 전 서울대 자연대학장(1순위)과 강태진 전 서울대 공대학장·성낙인 전 법대학장(공동 2순위)다.


그런데 서울대 이사회가 1순위 후보자가 아닌 2순위 후보자인 성 전 학장을 최종 총장후보자로 선출하면서 논란이 발생했다. 실제 서울대 교수협의회와 평의원회 등은 "이사회의 투표 결과가 총추위의 평가 결과를 반영하지 못했다", "구성원들이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이사회와 총장은 공식 사과하고 엄중히 책임져야 할 것이다" 등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지만 서울대 이사회의 결정은 결국 번복되지 않았으며 성 총장에 대한 임명안이 지난 7월 15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데 이어 성 총장은 지난 18일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법인화 이후 첫 간선제로 선출된 성 총장이 우여곡절 끝에 공식 취임한 뒤 얼마 안 있어 서울대는 다시 한 번 뉴스의 중심에 섰다. 서울대 이사회가 지난 7월 28일 박용현 전 두산그룹 회장을 2대 이사장으로 선출한 것이다.


박 이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1983년 서울대 의과대학 의학과(외과학교실) 교수로 임용됐으며 1998년부터 6년간 서울대병원장을 지냈다. 2007년 두산건설 회장을 거쳐 2009년부터 3년간 두산그룹 회장을 지냈다.


이처럼 재벌 출신이 이사장으로 선출되자 서울대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재차 반발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박 이사장의 형인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중앙대 이사장을 맡고 있고 중앙대는 두산그룹의 인수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 등을 겪었다. 이 때문에 기업식 경영논리가 서울대에도 침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서울대는 지금 중대 기로에 서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법인화 이후 서울대 운영의 최종 권한을 가진 이사회의 장이 재벌 출신이며 법인화 이후 첫 간선제 총장은 서울대 구성원들의 반발을 떠 안은 채 첫걸음을 시작했다.


만일 성 총장이 구성원들의 소통과 화합에 성공하며 서울대를 이끌 경우 서울대는 법인화를 기반으로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성 총장이 소통과 화합에 실패하고 재벌 출신 이사장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등 기업식 경영 논리가 본격화되면 서울대는 더욱 극심한 내홍을 겪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서울대는 지금 향후 운명을 좌우할 중대 시기에 처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성 총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립대가 법인화된 건 서울대가 처음인 만큼 법인 정관과 학칙 등 모든 규정집을 새로 만들어 가는 '창조대학'의 과정을 겪고 있다"면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새로이 가고 있는 만큼 비판보다는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성 총장은 "(서울대 이사장이) 경영인 이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학과 구조조정 등 기업식 경영을 우려하는 데 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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