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기 아닌 소신" 정원미감축 대학들의 운명은?

불이익 감수 정원 고수 "특성화 사업 결과 연연않을 것"

부미현

bmh@dhnews.co.kr | 2014-06-14 07:55:13

조만간 교육부가 대학특성화사업 선정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사업선정 과정의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정원 감축 부분에서 정부의 의지에 반한 대학들이 받게 될 성적표도 관심사다. 정원감축을 통한 가산점을 포기하고, 이번 사업 뿐 아니라 향후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상당한 영향이 미칠 것이 예상됨에도 과감한 선택을 한 대학들이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대학 특성화사업 정원감축 계획 세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가운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13개 대학이 정원감축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이들 중 수도권 주요 대 가운데 SKY를 제외한 건국대, 동국대, 이화여대, 한국외대의 행보가 의외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졌다. 서강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 상당수 수도권 대학들이 정부에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줄 수 있는 4% 선까지 감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이른바 빅3가 학부모의 반발, 이미 갖추고 있는 대학 경쟁력,과거 정원감축 실적 등을 내세우며 사실상 자신들의 프리미엄을 무기로 정원감축 대상에서 발을 뺀 가운데 이들은 나름의 치열한 고민 끝에 정원미감축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일각에서 '간 큰 대학' 등으로 분류하는 등 정원미감축을 대학들의 '버티기'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대학 입장에서는 소신에 따른 것이라는 얘기다.


건국대의 경우 이미 타 대학보다 앞서 대학 학문단위 구조조정을 비롯해 자체 구조개혁이 완료된 상태다. 정부가 요구하는 특성화를 위한 체계가 세팅된 상태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구조조정은 어렵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이 대학 관계자는 "학교의 미래성장 잠재력까지 잠식해가면서 특성화사업 지원을 받아야 하는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가산점을 포기해야 하는 만큼 사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국내 대표 외국어특성화 대학인 한국외대도 외국어인재 양성이 축소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손실이라는 판단에서 이같은 결정을 했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우리는 언어학과 지역학을 기반으로한 글로벌 융복합 인재 전문 양성 기관으로 나아가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마지막 최종 사업 신청 제출일까지 교수회의에서 논의를 했고, 가산점 등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부분을 지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화여대는 정원감축은 장기적 관점으로 보고 신중하게 진행하기로 하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화여대는 최근 특성화를 위해 학과 신설에 나서며 그만큼의 정원을 학내 구조개편을 통해 만들어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교육부가 정한 2017년까지 총정원 감축 계획이 없는 것이지 단계적으로 정원감축이 진행될 수 있다"며 "현재 이번 사업과 관련 가산점에 연연해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는 것이 대학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대학들의 '소신' 결정에 정원감축 계획을 낸 대학들은 일종의 조바심도 없지 않은 상황이다. 한번 줄인 정원은 다시 되돌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모든 학생들에 적용되는 사업에 투입할 수 있는 등록금 수입을 포기하고 정부 사업비로 일부 학문분야에 사업비를 지원하는 게 향후 어떤 결과로 돌아올 지 걱정스럽다는 것이다.


정부가 일부 부실대학 위주의 구조개혁인 아닌 일률적이고 기계적인 정원감축을 요구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오던 각 대학의 행보에 제동을 거는 것은 아닌 지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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