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피아는 왜 공공의 적이 됐나"

관피아 척결 움직임 맞춰 교피아 근절 위한 법안 발의</br>긍정적 평가 불구 로비스트화 등 부정적 시각

정성민

jsm@dhnews.co.kr | 2014-05-30 15:52:31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문 발표 이후 전관예우와 부정부패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을 위한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교피아(교육부 관료+마피아) 근절을 위한 법안이 발의되는 등 교피아 척결 작업도 구체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교피아는 왜 공공의 적, 즉 척결 대상으로 전락하게 됐을까?


■차관들 대학행 활발, 로비스트화 우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기홍 의원에 따르면 2000년 이후 14명의 교육부 퇴직 차관 중 10명이 사립대 총장으로 부임했다. 또한 2008년 이후 교육부를 퇴직하고 재취업한 4급 이상 공무원 중 93%가 대학교수 등의 교직원, 공공기관, 공직유관 단체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차관들이 대학 총장으로 부임한 경우 해당 대학들은 정부재정지원사업 등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실제 교육부 전 차관이 대학 총장으로 부임한 A 대학은 2년 만에 재정지원사업 규모가 90억 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에서 대학 총장으로 부임한 교육부 차관들, 즉 교피아들이 로비스트 역할을 한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전관예우와 인맥을 앞세워 정부재정지원사업 평가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미로 이는 곧 대학들 간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 소재 B 대학 관계자는 "교피아들이 지방대로 많이 가는 경향이 있다"면서 "정부재정지원사업 등에서 (로비스트) 역할 등을 기대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교피아들이 정부정책의 바람막이 역할을 한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부실대학들이 정부 정책의 칼바람을 피하는 방편으로 교피아를 총장으로 영입한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피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교피아 근절을 담은 개정안을 발의한 유기홍 의원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교육부를 비롯한 전 부처의 고위 공직자가 대학 등에 재취업, 로비의 창구가 돼 대학정책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구태는 근절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평가시스템 자체가 로비스트 역할 불가, 긍정적인 기여도 다수= 그러나 반대의 평가도 있다. 교피아들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시각이다. 특히 재정지원사업 평가시스템상 아무리 교피아라도 로비스트나 바람막이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즉 현재 교육부는 재정지원사업평가에서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시행한다. 정량평가의 경우 취업률과 충원율 등 객관적으로 공시된 지표들이 활용된다. 정성평가의 경우 정량평가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시행된다. 때문에 1차적으로 정량평가를 위한 지표가 충족돼야 사업평가에서 유리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정량평가를 위한 지표가 우수하지도 않으면서 교피아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건 현실과 맞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지금 교육부의 평가시스템은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짜여져 있다"며 "이에 따라 과거처럼 누군가가 (재정지원평가를) 흔들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교피아들의 긍정적인 기여도도 재평가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 교육부 차관을 지낸 이기우 인천재능대학교 총장은 부임 이후 관료 시절의 경험과 인적네트워크 등을 바탕으로 학교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은 물론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을 맡고 나서는 전문대학 전체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교육부 차관과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을 지낸 이종서 관동대 총장은 인천가톨릭학원의 재단 인수를 성사, 관동대가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최근 교피아가 무조건 나쁜 것처럼 비쳐지고 있는데 반드시 그렇다고는 할 수 없다"면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니 이런 점도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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