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진학 비결은 부모와의 ‘대화’”

[부모의 공부기술] 아들 고려대학교에 보낸 오윤경 씨

박초아

choa@dhnews.co.kr | 2014-05-27 14:41:07

부모와의 대화는 자녀의 교육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과학인재전형으로 고려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에 입학한 아들을 둔 오윤경 씨도 자녀의 교육에 있어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대화라고 강조했다. 오 씨의 아들도 얼마 전 자신의 모교인 신도고를 방문, 후배들을 대상으로 한 입시 강연에서 부모와의 적극적인 대화가 자신이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 씨는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대화를 한 것이 아니었다. 둘째인 아들이 태어날 무렵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워진 탓에 자녀들의 교육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오 씨의 아들은 집중력 저하와 틱장애 증상까지 생기게 됐다. 게다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컴퓨터 게임을 하기 시작해 가족 간의 대화는 거의 없었다. 첫째인 딸과도 마찬가지였다. 그러자 오 씨는 대화를 통해 이 문제들을 해결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결과 오 씨는 자녀들의 긍정적인 성격변화와 명문대 입학이라는 성과를 낳을 수 있었다. 첫째는 서울시립대에 입학해 올해 여름 조기 졸업할 예정이며 둘째는 고려대에 입학한 것. 그렇다면 자녀와 어떻게 ‘대화’해야 할까? 오 씨를 통해 부모공부기술에 대해 들어봤다.


긍정적인 대화법을 알려주자


유년기 시절부터 부모와의 대화가 부족하다 보니 오 씨의 아들은 표현력이 부족했다. 감정표현도 서툴렀다. 화가 나면 이유를 말하지 않고 분노나 울음처럼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러한 점은 학교생활과 학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화하고 표현하는 법을 모르니 책을 많이 읽어도 글로 표현할 줄 몰랐어요. 독후감도 단편적인 느낌만 적어내고 글 쓰는 것 자체를 어려워했죠. 가족과 대화를 할 때에도 주제에 어긋나는 대답을 하기도 했고요.”


이에 오 씨는 아들에게 긍정적인 대화법, 표현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에 역점을 뒀다. 먼저 오 씨는 상담심리학과 관련된 서적으로 대화법을 공부했다. 공부한 결과 오 씨가 깨달은 것은 첫째 ‘표현이 서투르다고, 말을 안한다고 해서 화를 내면 안된다’는 것과 둘째 ‘기다려줄 줄 알아야 한다’다. “처음 대화를 시도했을 때는 아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해줄 때까지 장장 4~5시간이 걸렸어요. 그래도 화내거나 조급해 하지 않고 기다렸죠. 당장 효과가 나타난 건 아니었어요. 이 방법으로 효과를 보기까지 거의 10년이 걸렸거든요. 점점 아들이 생각하는 시간이 짧아지더니 나중에는 ‘대화’라는 게 가능해졌어요. 자꾸 표현하는 법을 연습하니 작문 능력도 생기고 다른 사람 앞에서 발표도 곧잘 하게 되더라고요.”


또 가족과 함께 대화를 나눌 때에는 아들이 적절하지 않은 단어를 선택했거나 대화주제에 어긋나는 말을 하면 그때마다 짚어줬다. 나무라는 대신 올바른 단어를 제시해주거나 ‘이런 식으로 말해보는 건 어떨까’라고 다른 방법을 제안했다.


‘게임중독’, 대화로 설득하자

2012년 9월부터 2013년 2월 초까지 아들이 pc방에 간 날짜와 게임시간을 기록한 것. 오 씨는 pc방에 주로 가는 날짜와 시간, 한 달간의 총 게임시간을 분석해 아들에게 보여줬다. 객관적인 지표와 함께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게임은 학생들에게 빠질 수 없는 취미 중 하나다. 적당히 즐긴다면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기분 전환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게임에 빠져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앞서 말했듯 오 씨의 아들도 게임을 절제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게임을 시작한 오 씨의 아들은 방과 후 친구들과 pc방으로 곧장 향하곤 했다.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도 게임을 계속했다. 그러자 오 씨는 무조건 pc방에 못 가게 하는 것보다는 대화를 통해 설득하기로 했다. 여기서 오 씨가 강조한 것은 단순히 말로만 설득하는 것이 아닌 객관적인 지표를 근거로 들어야 한다는 것. “먼저 자주 가는 pc방을 수소문했어요.


가장 많이 가는 pc방에서 몇 시간 동안 게임을 하는지를 기록해서 아들에게 보여줬죠. 5~6개월간 pc방에 다녀온 기록을 보여주니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스스로 깨닫더라고요. 그 다음에는 제가 게임을 줄이는 것을 적극 돕겠다고 했어요. 뭔가를 한 번에 끊는 것은 어른에게도 어려운 일이잖아요. 객관적인 결과가 이러한데 줄여보는 게 어떠냐고 설득했죠.” 부모의 도움으로 오 씨의 아들은 고등학교 3학년때 게임을 완전히 끊을 수 있었다.


대화를 통해 ‘목표’, 함께 설정하자


오 씨는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 때 열린 학부모총회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지구과학올림피아드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천문학에 관심 있는 아들에게 관련 분야이니 한번 지원해보는 게 어떠냐고 권유했다. 오 씨는 천문학에 관심이 있긴 하지만 뚜렷한 목표가 없는 아들에게 자신의 목표를 명확히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당시 아들의 성적은 전교에서 4~5등 정도였고 대외활동이나 교내활동이 부족했기에 원하는 학과와 대학에 갈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처음에는 워낙 큰 대회이다 보니 준비할 것도 많고 공부에도 영향을 줄 것 같다고 거절했어요. 그때 마침 교내에서 열린 과학독후감쓰기대회와 지구과학경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면서 대회 참가에 자신감을 얻었죠. 대회 참가 이후로는 쟁쟁한 실력을 갖춘 아이들에게 주눅이 들어 좌절하는 말을 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넌 할 수 있다’, ‘떨어져도 괜찮아 열심히만 해’라는 응원의 말을 자주 해줬어요. 지방에서 열리는 시험에서는 소풍을 가는 마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내려가기도 했고요.”


가족들이 모두 자신을 응원하고 도와주자 오 씨의 아들은 대회에 열의를 보였다. 천문학에서 지구과학분야로 진로방향을 옮긴 계기도 됐다. 그 결과 4차까지 이어진 시험에 합격해 전국 20위 안에 들었다. 국제대회 참가인원인 최종 4인에는 들지 못했지만 고려대 과학인재전형에 지원할 수 있었다. 1단계 서류전형을 거쳐 2단계에서 40%가 반영되는 면접에서도 지구과학 관련 분야를 공부한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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