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2의 부산외대 사건은 없어야 한다"

편집국 박초아 기자

박초아

choa@dhnews.co.kr | 2014-02-18 17:32:48

부산외국어대학교 신입생들이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해 건물 붕괴 사고로 사상과 부상을 당한 대참사가 일어났다.


지난 17일 오후 9시경 경북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오션리조트의 체육관이 붕괴됐다. 이로 인해 부산외대 학생 9명과 이벤트 회사 직원 1명이 숨졌다. 부상자는 100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명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론에서는 리조트의 낙후된 시설과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해 발생했다는 의견이 크다. 리조트는 폭설에도 불구하고 행사 장소인 체육관 지붕, 주변 도로 등에 별다른 제설작업을 하지 않았다. 또 추운 날씨 탓에 체육관의 입구를 모두 막고 행사를 진행해 사고는 더욱 커졌다.


학생들이 머물렀던 체육관은 구조상 눈의 무게에 취약하다고 한다. 강당 외벽은 일반 콘크리트가 아닌 샌드위치 패널 구조여서 눈의 하중에 약하다. 경찰 측에서는 지붕에 쌓인 눈을 미리 치웠더라면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더불어 행사를 주관한 학생들의 부주의 때문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교내에서 행사를 진행하자는 학교 측과 외부에서 진행하자는 총학생회의 의견이 엇갈렸고 결국 총학생회 주관으로 행사가 진행됐다. 총학생회에서 주관하다보니 전문 안전요원이나 장비들은 갖춰져 있지 않았고 리조트 측에서도 안전을 위한 어떠한 장치도 준비해놓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사건이 지난 2011년 7월 발생했다. '춘천 산사태 사망 사건'이다. 사상자 39명 가운데 10명은 과학체험 봉사활동에 참여한 인하대학교 학생들이었다. 학내 동아리 '아이디어 뱅크' 회원 35명은 3박 4일간 강원도 춘천시 상천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당시 춘천지역에는 집중 호우 경보가 발령됐지만 학생들은 일정을 그대로 진행했다.


학생들이 머물렀던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소양강댐 인근 펜션과 민박집의 경우 오랜 장마로 지반이 약해진 데다 26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에도 펜션 관계자 등은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아 산사태가 발생했다. 사건 발생 이후 산사태가 난 건물은 가건물로 밝혀졌다.


사건 당일 학생들은 봉사활동 이후 잠에 든 상태여서 미처 산사태에 대비하지 못했다. 펜션 관계자들도 속수무책이었다. 인하대 측에서는 사건 직후 비상 대책 본부를 구성해 현지에 급파했고 학생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학교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이 사건을 계기로 산사태 예경보 시스템 등 방재 시스템에 대한 재점검이 이뤄졌다. 또 강원지역 대학 교수, 강원도민 등과 함께 자원봉사활동기본법 특별조례 제정에 대한 서명 운동이 실시됐다.


앞서 말한 이 두 가지 사건은 1차적으로는 시설 측면에서의 부실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리조트 붕괴 사건의 경우 몇백명의 학생들이 모여 있어도 이동이 자유로워야 하고 눈의 하중과 관계 없이 튼튼한 장소였어야 한다. 춘천 산사태도 마찬가지다. 지역 특성상 많은 강수량에도 버틸 수 있게끔 지어졌어야 한다.


그렇지만 리조트 붕괴 사건에서 안타까운 것은 총학생회에서 굳이 1박 2일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는 것을 해야만 했을까 라는 것이다. 요즘의 대학가 오리엔테이션은 무박 일정으로 '예비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것이 추세다.


또 관리와 주의의 필요성도 중요시되고 있다. 1박 2일 동안 많은 인원을 통솔하고 이끌려면 총학생회만의 인력으로는 녹록치 않았을 것이다. 체육관 내외부 상황을 감시하는 안전요원이나 학생들을 통솔할 사람을 배치했다면 사상자가 발생할 위험이 크게 줄었을 것이다. 춘천 산사태 사건의 경우 호우 경보가 발생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는데 일정을 관리할 책임자가 없었다. 일정을 미루던지 산 근처를 피해 숙박업소를 정하던지 하는 대책이 필요했다.


결국 부산외대 사건도, 춘천 산사태 사건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막을 수 있는 인재였다. 그래서 이 두 사건이 더욱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제2의 부산외대 사건을 막기 위해서는 행사장의 안전성과 기후 등은 물론 스스로의 주의와 조심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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