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 출신은 '비추' 대상이 아니다"

[대학저널의 눈]편집국 정성민 차장

정성민

jsm@dhnews.co.kr | 2014-01-21 16:40:57

삼성이 대기업의 신입사원 채용문화에 일대 혁신을 불러오고 있다. '찾아가는 열린채용' 제도 도입을 비롯해 △대학 총·학장에게 추천권 부여 △직무 전문성과 인재상 중심의 서류전형 운영 △스펙보다는 열정과 능력 중심으로 선발 △직무적성검사 개선 등을 골자로 신입사원 채용제도를 개편키로 한 것.


특히 삼성이 대학 총·학장 추천제를 도입, 전국 모든 대학 총장과 학장에게 우수 인재를 추천받을 것이라는 방침을 밝히자 대학가에서도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 대학 총장들의 모임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인재를 시험이 아니라 대학 추천에 의해 채용하는 제도 개선은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학벌주의 채용과 스펙중심 채용을 전면 개선, 능력중심 사회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삼성의 우수 인재 추천 대상에서 전문대학은 제외됐다. 이에 전문대학에서는 4년제 대학과 달리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학력사회에서 능력사회로 전환하는 시점에 4년제대와 전문대의 칸막이를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전문대학도 특성화 분야에서는 4년제대학 못지않게 잘 할 수 있는데 기회마저 주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처사"라고 밝혔다.
사실 그동안 전문대학의 위상과 경쟁력은 놀랄 만한 정도로 향상됐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전문대학에 진학하는 이른바, '학력 유턴'이 매년 증가하는 것은 전문대학에 대한 관심과 인기를 방증하는 사례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는 여전히 전문대학과 전문대학 출신에 대한 편견과 벽은 존재하고 있다. 한 마디로 전문대학 출신은 '비추(추천하지 않는다는 뜻의 인터넷 신조어)' 대상인 것이다.
이는 삼성 등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대기업들은 4년제 대학 출신을 위주로 신입사원을 채용해 왔다. 대기업의 입사지원 자격을 보면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이 대부분이다. 출발선부터 4년제 대학 출신과 전문대학 출신을 구분해 놓은 것이다. 전문대학 출신의 경우 정말 탁월한 실적이나 역량이 없다면 대기업 진출은 요원한 꿈에 불과하다.
지금 정부는 '학벌사회를 넘어 능력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학벌'을 넘어서기에는 현실의 벽은 높고, 견고하다. 당장 정부의 고위급 인사가 단행될 때마다 단골 메뉴처럼 등장하는 '00대학 출신 분석'이라는 기사만 봐도 전문대학 출신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현실에서 어떻게 학벌주의를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선진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학벌에 의한 차별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즉 전문대학 출신이 삼성의 신입사원 채용에 당당히 합격하고 정부의 주요 인사로 발탁되는 능력중심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도, 대기업도, 사회도 기존의 색안경을 벗고 전문대학과 전문대학 출신을 바라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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