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학과 제자 폭행 또 발생, 왜?

수도권 A대학 교수 훈육 빌미 폭행 물의···학교 측 진상조사

부미현

bmh@dhnews.co.kr | 2014-01-08 11:29:52

최근 청년실업난에 따라 인기 전공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군사학과에서 교수의 제자 폭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학이라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군을 통솔할 수 있는 장교를 육성해야 하는 것이 이 학과의 딜레마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7일 수도권 A대학은 훈육을 빌미로 학생들을 때리고 상습적으로 폭언을 해온 교수에 대해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인사위원회를 열었다.


이 대학 군사학과 소속 3학년 일부 학생들은 투서를 통해 해당 교수가 저녁 늦게 기숙사를 순찰하다 야식 먹는 학생들을 발견하고는 책상을 발로 차며 "‘너희는 장교 될 자질이 없다’, ‘갈아서 닭 모이로 줘도 시원찮은 놈들이다’, ‘너희는 북한이 보낸 빨갱이다’ 등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B교수가 새벽 점호 시간 기숙사를 점검하다가 지저분한 방을 발견하자 학생의 뺨을 때리며 심한 욕설을 내뱉었고, 특정 동아리 활동을 가로막거나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학생이 아르바이트하는 것조차 막았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은 진상 조사를 통해 투서 내용이 일부 사실임을 확인했고 해당 교수는 조사에서 학생을 지도하다가 감정이 격해져 뺨을 때렸고 폭언한 적도 있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최초 보도한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해당 교수는 “지시 불이행으로 근신 처분을 받은 한 학생이 거듭 기숙사 규칙을 어겼고 반성의 기미가 안 보여 뺨을 때린 적은 있다”면서 “전액 국비 지원을 받는 장교 후보생들이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지도하다 보니 조금 도를 넘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농촌 봉사 등을 주요 활동으로 내건 특정 동아리가 사실상 친북 활동을 하고 있어 학생들에게 ‘너희는 장교가 돼야 하니 고적 답사나 군 관련 활동을 하는 동아리에 들라’고 권장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군사학과 교수의 폭행이 비단 이 대학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 실제 지난달 전북의 B대학에서도 군사학부 교수가 제자들을 상습 폭행하다 발각된 바 있다.


4년제 대학에서 2011년 첫 선을 보인 군사학과는 대학들과 육군본부가 협약을 맺어 6~7년 이상 근무할 장교 양성에 나서고 있다. 취업보장, 장학금 등 다양한 혜택에 힘입어 4년제 대학의 군사·국방 관련 학과가 3년새 50% 넘게 늘어나는 등 대학과 수험생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대학이라는 자유로운 공간에서 군 장교를 양성하는 교육을 수행하는 만큼 교육 수요자인 학생이나 학과 모두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이 사실. 전국 13개 군사학과 중 9곳이 등록금 전액을 국방부로 지원받고 졸업생들은 소위로 임관함에 따라 학생들은 대학생 신분이면서도 군의 일원으로도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교수진 또한 군 당국의 추천을 받은 예비역 장교들이 임용되고 있다. 때문에 교수들은 학생들을 군인으로 대하면서 군대식 교육을 해야할지, 아니면 다른 학과와 마찬가지로 자유롭게 운영하면서 초급 장교로서의 전문지식과 리더십 교육에 치중할 것인지 고민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군대문화도 더이상 상명하복식이 아닌 소통이 강조되는 시대로 변화하는 만큼 군사학과들도 강압적인 학과 분위기가 아닌 자발성과 창조성을 기르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표규 단국대 해병대군사학과 학과장은 <대학저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자유롭게 대학생활을 하면서도 논리적 사고력과 리더십을 키우는 교육이 중요하다"며 "학군단처럼 군대식 생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적어도 대학 생활을 하는 동안은 경직되지 않은 사고를 갖도록 자유롭게 학과를 운영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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