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적 학습 위한 부모의 역할은?”

아들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의과대학 보낸 여윤희 씨

김준환

kjh@dhnews.co.kr | 2013-12-26 18:46:07

대다수 학생들은 자기주도적 학습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자기주도적 학습을 제대로 실천하는 학생은 드물다. 때문에 자기주도적 학습은 학생이 혼자 알아서 하는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는 부모와 교사의 도움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게 정설이다.

자기주도적 학습이란 말 그대로 학습 계획을 스스로 세우고 평가하는 가운데 자신에게 주어진 자원(역량·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학습 방법이다. 즉,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 전반적인 학습 과정을 진행하는 학습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자기주도적 학습은 사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으로 강조되는 학습법이기도 하다. 특히 미래형 인재의 조건으로 요구되는 창의력·문제해결력을 갖기 위해서는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반드시 키워야 한다는 게 교육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연세대 원주캠퍼스 의과대학에 다니고 있는 아들을 둔 여윤희(47) 씨는 아이가 자기주도 학습을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발현해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 결과 여 씨의 아이는 서울대(재료공학과), 연세대(신소재학과), POSTECH(신소재학과), 연세대 원주캠퍼스(의과대학)에 동시에 합격하는 놀라운 입시 성과를 거뒀다.

여 씨는 아이가 대학을 선택할 때에는 대학의 네임밸류보다는 아이의 적성과 가치관을 고려한 대학을 선택하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아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찾아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고 주장하는 여 씨의 말대로 아이는 연세대 원주캠퍼스 의과대학을 최종 선택했다.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갖게 하려면 부모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이제 여 씨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보자.

Knowhow 1. 확실한 동기부여와 충분한 시간을 줘라
여 씨는 아이가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동기부여가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부를 해야 하는 목표가 분명하지 않으면 스스로 공부에 몰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희 아이는 학창 시절 서울대를 가야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공부했어요. 결국 서울대에 합격하고도 최종 선택하지 않았지만 확실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누가 뭐라고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커다란 힘이 됐죠.”

여 씨는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와 함께 또 하나 중요한 게 ‘충분한 시간’이라고 얘기한다. 대다수 학생들이 수동적인 공부에 익숙해져 있어서 단시간 내 자기주도적학습 능력을 키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물론 자기주도적 학습을 통해 상위권 실력을 유지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설령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절대 조급해해서는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에는 학습동기 부여와 적절한 성취감을 맛보게 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정도만 올라서도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죠.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학습량도 많아지고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기본 바탕이 되기 때문에 ‘자기주도학습 역량’에 따라 성적이 달라질 수 있어요. 게다가 수학능 력시험이 복합적인 문제해결력을 요하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갖춘 학생이 유리할 수밖에 없어요.”

Knowhow 2. 스터디플래너 작성으로 학습 계획·실천 사항을 점검하라
자기주도적 학습에 필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스터디플래너’ 작성이다. 스터디플래너는 자기주도적 학습과 실과 바늘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만큼 학습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게 학습목표를 계획하고 그 결과를 체크하는 스터디플래너 작성 태도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스터디플래너를 작성하도록 하는 습관을 갖게 했어요. 초등학교 때는 학습 과목, 학습 분량 등을 적는 방법으로 활용하기보다는 그날 해야 할 일들을 적어 놓는 도구로 활용하도록 했죠. 가령 청소하기, 집안일 도와주기, 친구한테 칭찬하기 등 간단한 집안일부터 생활습관에 이르는 내용들을 차곡차곡 적어 나가는 거였죠. 매일 스스로 해야하는 일들을 기록하고 점검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었어요.”

여 씨의 의도대로 아이가 중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스터디플래너가 자기주도적 학습을 위한 성격으로 점점 바뀌었다. 학습에 필요한 단기목표를 월 단위, 주 단위, 일 단위로 나눠 관리한다든지, 매 시험마다 목표를 설정해 시험 이후 자신이 세운 목표가 잘 지켜졌는지 아니면 학습내용과 학습태도 등을 점검하는 방법으로 스터디플래너를 적극 활용했다. 이와 같이 여 씨는 스터디플래너를 사용하게 함으로써 막연한 공부 계획을 지양하고 전략적인 학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뒷받침했다.

여 씨가 준비해 온 아이의 스터디플래너에서 한 가지 특이한 점이 발견됐다. 공부 외에도 자신의 꿈을 위한 포트폴리오 작성에 대한 부분도 기록해 나가는 것이었다. “고등학교 내내 ‘의사’가 되기 위한 꿈을 갖고 있던 터라 공부 시간을 쪼개가면서 의학 관련 프로그램을 보고 자신이 느낀 점을 꼼꼼히 작성해 나가는 거였어요. 이런 과정 역시 스터디플래너에 담아 공부하면서 자신의 꿈도 더욱 구체화시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가령 소중한 생명을 지켜나가기 위한 의사들의 구체적인 활약상을 이해하거나 환자의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 자신이라면 어떤 방식으로 대처했을까, 아니면 의사가 환자를 어떻게 대하고 이해해야 이상적인 치료를 할 수 있을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Knowhow 3. 소통과 경청 그리고 친밀한 스킨십을 자주 하라
아이들과 친밀감을 형성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는 것도 자기주도학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여 씨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여 씨는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는 것보다 우선 아이의 말을 경청하는 데서 해답을 찾았다”고 말했다. “저희 아이는 특이하게도 시험 기간 동안엔 ‘엄마가 공부방에 같이 와 있어달라’고 먼저 요청을 하더라고요. 엄마가 옆에 있으면 졸음도 안 오고 집중력이 높아진다는 게 그 이유였어요. 아이들과 일상을 나누며 고민을 들어주는 게 평소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군말없이 따라줬죠.”

특히 아이가 공부하다 지칠 때가 있으면 역할 놀이(?)도 곧잘 했다. 아이는 선생님이 되고, 엄마는 학생의 역할을 하면서 능동적인 학습이 이뤄지도록 도움을 준 것. 여 씨는 “암기과목이나 수학·과학 과목을 공부하면서 화이트보드를 활용했는데 여기에 판서를 하면서 저를 가르칠 때도 있었다(웃음)”며 “아이의 기질이나 공부 습관을 잘 파악해 자기주도적 학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볼 것”을 주문했다.

부모와 아이의 소통이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우기 위한 중요한 변수라고 한다면 더불어 빠질 수 없는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부모와 아이의 직접적인 교감이다. 이른바 ‘스킨십 교육’이다. “아이가 중학교, 고등학교에 올라갈수록 부모와 아이 사이에 스킨십 횟수가 현저하게 줄어드는 경향이 있어요. 아빠와 엄마가 먼저 자연스런 스킨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봐요. 제 경우엔 아빠가 출퇴근할 때에도 아이들에게 친밀한 스킨십을 하면서 가깝게 지내고 있어요. 그래서일까요? 부모와 아이의 스킨십이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서로 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나아가 공통의 관심사인 학습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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