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분쟁조장하는 '사분위'에 바란다

'사학재산권'보다 '교육의 공공성' 우선돼야

최창식

ccs@dhnews.co.kr | 2013-12-01 19:28:18

얼마 전 사립학교법 제24조의2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설치 및 기능’에 대해 합헌이라는 헌재판결이 나왔다.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는 분규 등이 발생한 사립대학의 임시이사 선임 등 사학의 정상화 등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하는 교육부 산하 기구다.
헌재는 사분위에 대해 “인적 구성이나 기능에서 공정성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고, 정상화 심의 과정에서 종전 이사의 의견도 청취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해당 조항이 사학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4명의 재판관은 “사학 정상화 과정에서 누가 어떤 방법으로 정식 이사를 선임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학교법인의 지배구조와 관련된 핵심으로 이사 선임 주도권을 사분위에 부여한 것은 학교법인의 인적 구성의 단절을 초래한다”는 위헌 의견을 냈다. 5대 4, 가까스로 합헌판결이 난 것이다.
하지만 사분위를 바라보는 시각은 곱지 않다. ‘사학분쟁조정위’가 아니라 ‘사학분쟁조장위’라는 말까지 나온다. 사분위가 대구대, 상지대, 조선대, 세종대 등 정이사 선임과정에서 무리하게 구 재단 측 인사를 복귀시키면서 학내 분규를 더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현재 대구대와 상지대는 구 재단 측 이사들의 ‘고의적인 이사회 불참’으로 파행을 겪고 있다. 대구대는 이사회를 열지 못해 ‘총장 선임’ 등 중요한 현안을 처리하지 못하는 등 학교 구성원 측과 구 재단 측과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 2011년 17년 만에 임시이사체제를 탈피한 대구대는 또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2010년 구 재단 측 이사가 복귀한 상지대 역시 지금까지 크고 작은 분규가 계속되고 있다. 구 재단 측 이사들의 방해로 총장 선임이 되지 못한 채 ‘총장 직무대행’ 체제가 9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결국 상지대는지난 8월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지정되는 등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조선대 역시 이사 선임 등을 둘러싸고 구성원들 간 갈등이 몇 년째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사분위의 결정으로 구 재단 측 이사가 복귀한 대학들은 더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해 해당 대학 구성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경기대와 덕성여대 등 옛 비리재단을 속속 복귀시켰다. 사분위가 당초 설립 취지와는 달리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분쟁조정’은커녕 ‘분쟁조장’만 키운다며 일부에서는 ‘사분위 해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사분위는 현재 총 11명이 활동하고 있다. 위원들은 대통령과 국회의장이 각 3인, 대법원장이 5인을 추천해 총 11명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이명박정부 들어 대부분의 위원이 보수성향 인사들로 채워져 교육의 공공성보다 사학의 재산권에 치중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사학의 재산권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사학은 개인의 재산이기에 앞서 '교육기관'이라는 공공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중대한 비리를 저지른 사학재단은 일벌백계 차원에서라도 영구적으로 이사회에 복귀하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조치가 아쉬울 따름이다.
초법적 권력을 쥐고 있는 사분위는 사학의 재산권을 찾아주기보다, 교육의 공공성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기구로 새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