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육성방안 ‘기대반 우려반’

'고사위기 지방대학, 재정지원만으론 못살려'

최창식

ccs@dhnews.co.kr | 2013-11-01 16:47:26

정부의 지방대학 육성방안이 내주 중 발표될 계획이다. 새 정부들어 처음 발표되는 지방대 육성정책이라 내심 기대가 앞선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3월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지방대학 문제는 지역사회, 지역경제와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으므로 지역산업과 연계한 지방대학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어 ‘지방대 선물보따리’가 더 기다려지는지 모르겠다.
지난 8월 교육부는 ‘지방대학 육성방안(시안)’을 통해 ▲지방대학 특성화 및 구조조정 병행 추진 ▲재정지원사업 개편을 통한 지방대학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 ▲우수인재 유치를 위한 제도 개선 ▲지방대학의 발전적 기능 전환 ▲지방대학 육성 인프라 구축 등을 5대 중점과제로 제시했다.
여기에는 2014년부터 지방대학의 특성화 분야를 집중 지원해 수도권 대학과 경쟁할 수 있도록 육성한다는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과, 공무원 5급 지방인재 채용목표제를 7급 채용까지 확대 도입해 지역인재 추천 채용목표 인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내주 발표될 지방대 육성 최종방안은 지난 8월 발표됐던 ‘시안’과 큰 틀은 같이하면서도 세부 시행계획 등에서 다소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잘하는 지방대학에는 정부지원예산을 대폭 강화하고 그렇지 못한 대학은 ‘정원감축’ 등 페널티를 부여하는, 이른바 ‘당근과 채찍’이 지방대학 정책의 기본틀이다. 100% 공감이 가는 정책이다.
하지만 지방대학 활성화가 단지 ‘재정지원’으로 해결될 거라는 생각은 큰 오산이다. 참여정부시절 지방대학 혁신역량강화(NURI)사업을 시작으로 정부가 지방대학 육성에 쏟아 부은 돈은 해마다 수천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교육·연구의 질이나 모든 교육여건에 있어 수도권 대학과 비수도권 대학의 차이는 더 벌어지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제, 문화, 정치 등이 그렇듯이 교육 역시 수도권 집중화가 더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이 조사한 ‘2008년 이후 대학별 정원 조정현황’에 따르면 5년동안 감축된 정원 대부분이 지방대학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은 그리 놀라울 일이 아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4년제 대학의 정원 감축은 총 8925명으로 이중 82.7%인 7385명이 지방대학 정원 감축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지방의 경쟁력 없는 일부대학들은 정리가 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단지 비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고사위기에 내몰린 지방대학에 기회는 줘야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부실대학이다’, ‘대학 구조조정이다’라는 명목으로 지방대학 정원을 쳐내면 교육수요의 수도권 집중화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최근 몇몇 지방대학이 캠퍼스를 수도권으로 슬그머니 옮겼다. 대학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는 하지만 ‘학생을 빼앗긴 지역’은 그만큼 활기를 잃게 되는 것은 뻔한 이치다.
지방대학 위주로 정원감축이 이루어지면 지방대 육성은 물론, 역대 정부에서 중점 추진해온 ‘국가균형발전’은 헛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다.
정부의 지방대학 육성방안 최종 발표를 몇일 앞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