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vs 교육계, ‘충돌’
교육개혁 본격 추진, 반발과 갈등 속출···소통과 완급조절 필요
정성민
jsm@dhnews.co.kr | 2013-09-25 15:54:09
교육부(장관 서남수)가 교육개혁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골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이행이다. 그러나 환영의 입장과 함께 갈등과 반발도 속출하고 있어 교육개혁을 두고 교육부와 교육계가 충돌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동안 교육개혁 추진에 따른 후폭풍과 진통이 예상된다.
■"자사고 학생선발권 철폐 무효화" vs "자사고‧특목고 폐지해야"= 지난 2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더케이호텔.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 예정이었던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 공청회'가 전국 자율형 사립고(이하 자사고) 학부모연합회 소속 회원들의 공청회장 점거로 무산됐다. 지난 5일과 12일 대전과 부산에서 각각 열린 공청회 역시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최근 교육부에 가장 강력하게 맞서고 있는 곳은 자사고들이다. 교육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시안)' 때문이다. 시안에 따르면 교육부는 자사고의 학생 선발 방식 개선을 추진키로 하고 평준화 지역에 소재한 자사고(39개교)의 경우 2015학년도부터 성적 제한 없이 '선 지원 후 추첨'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시안 발표 이후 권역별로 공청회를 연 뒤 오는 10월 중 최종안을 확정·발표할 방침이다. 그러나 자사고 학부모들의 반대로 공청회는 무산되고 있다.
또한 전국 자사고 교장 모임인 '전국자사고연합회'는 교육부의 시안 발표 이후 공동성명을 내고 "교육부가 내놓은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시안)은 '일반고 살리기'라는 대의를 내세우지만 내막은 철저하게 자사고를 죽이기 위한 방안이다. 자사고의 학생 선발권 철폐를 무효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국 39개 자사고 이사장단 역시 "학생 선발권을 박탈하면 모두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자사고 전체가 교육부를 압박하는 형국이 돼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특권학교 폐지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은 지난 24일 더케이호텔에서 "교육부가 내놓은 (일반고 역량) 강화 방안이 실효성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기는커녕 자사고의 입지를 견고하게 하는 자사고 정비, 강화 방안일 뿐"이라며 자사고와 특목고 폐지를 주장했다.
이에 교육부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 오는 10월 말에 정책 내용을 확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최종 확정안까지 자사고를 둘러싼 찬반양론이 계속 될 전망이다.
■"대입간소화 찬성 의견 우세" vs "실효성 의문"= 교육부는 지난 8월 대입전형간소화방안(시안)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23일에는 '2015학년도, 2016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 확정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전형 방법 수 축소 △우선 선발 방식 금지 △입학사정관전형의 학생부 위주 전형으로 변경 △대학 재정지원사업과의 연계를 통한 논술고사 지양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에서 백분위 대신 등급 사용 등이다.
이 같은 교육부의 대입전형간소화 방안에 대해 대체로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실제 교육부가 학부모, 교원, 대학 관계자 등 총 27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학부모 88.8%, 고교 교사 91.8%, 대학 관계자 67.6%가 교육부의 간소화 방안에 찬성 의견을 밝혔다. 반대 의견은 학부모 6.2%, 고교 교사 5.7%, 대학 관계자 27.1%에 그쳤다.
그러나 교육,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교육부가 발표한 '15~16학년도 대입제도 개선 방안'은 사교육을 유발하는 대학별 고사 대부분을 대학의 자율에 맡기고 있어 실효성이 의심스럽다"며 "특히 '자율적으로 시행하되 공교육 정상화 기여 대학 지원사업과 연계, 유도'한다는 방안은 2012년 8월 MB정부가 발표했던 '대입논술-공교육 연계 강화방안'에서 제시한 방안의 재탕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번 교육부의 대입제도 개선방안 목표는 '학생, 학부모 부담 완화와 공교육 정상화'다. 그렇다면 그에 걸맞은 제도 개선이 돼야 할 것"이라면서 "학생·학부모 부담 완화와 공교육 정상화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대입전형이 대학별 고사다. 이번 '15~16학년도 대입제도 개선방안 내용 중 대학별 고사에 해당하는 논술고사, 특기자 전형, 적성 및 구술형 면접고사 어느 것 하나 '확실하게' 제동을 건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 "자유학기제 성공적 정착에 최선" vs "인프라 부족 우려"= 박근혜정부의 교육개혁에서 가장 혁신적으로 평가받는 것이 중학교의 자유학기제 도입이다. 자유학기제란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중간과 기말고사 등 시험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수업 방식 개선과 체험활동 제공이 이뤄지는 교육과정을 말한다.
교육부는 지난 6월 '중학교 자유학기제 시범운영계획'을 발표한 뒤 현재 42개 시범학교를 대상으로 자유학기제를 운영하고 있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 2년간 학교별로 신청을 받아 자유학기제 희망학교를 운영하고 2016년 3월 전국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전면 실시한다는 게 교육부의 구상.
이와 관련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자유학기제 시범학교인 연암중을 방문, "자유학기제는 학생의 꿈과 끼를 자유롭게 발산하고 역량을 높이기 위한 제도"라면서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지역 교육청과 협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자유학기제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가 2016년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에 대해 부정적이다.
교총은 "정책 취지에만 경도된 채 무리한 추진이나 학교 현장과 유리된 정책을 추진한다면 교원, 학생, 학부모의 혼란만 초래하고 사회적 공감대 형성도 이끌어내지 못할 것임을 지적한다"며 "아무리 좋은 정책도 학교 현장과 사회 구성원의 이해, 여건 조성 없이는 시행착오만 되풀이 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교총은 "시범운영 2년 만인 2016년에 전면 시행하는 계획보다는 시범운영 결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사회적 인프라 구축 여건, 교육주체 간 공감대 형성 등을 종합해 확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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