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세종대, 무엇이 문제인가

부미현

bmh@dhnews.co.kr | 2013-06-03 18:43:35

최근 세종대학교의 이름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안타깝게도 좋은 뉴스가 아닌 부정적인 뉴스들이다.


지난 29일 한창 교내가 학생들로 붐비는 낮 시간대에 공대 건물에서 유독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그 건물에 있던 학생과 교직원 수 백 명이 대피했고, 현장에는 소방재난본부를 비롯해 수도방위사령부 화학대대까지 출동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올해 들어 구미 불산 누출 사고에 이어 삼성반도체 공장 유독물질 누출 사고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던 것을 기억하는 국민들은 유독가스 누출사고란 이유 하나만으로 세종대 뉴스에 집중했다. 이런 사고가 공장지역에만 발생하는 게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는 사고였기 때문이리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대학가 실험실 안전점검을 대대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나선 것도 혹시 모를 도심 유독가스 누출 사고를 우려한 예방행위일 것이다.


하지만 사고에 대한 인식은 학교 안팎이 사뭇 달랐다. 학교 밖에서 이런 우려 속 대책을 세우고 있는 사이 세종대 일부 교직원은 실험실 사고가 무슨 대수냐는 식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독가스가 누출됐지만 적절히 대응했기 때문에 피해도 없었고 언론이 보도한 것처럼 수 천 명이 대피하지도 않았다며 보도내용이 과하다는 식의 반응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학 내부의 안전규정이 있고 이번 사고에서도 그 대응 매뉴얼에 따라 즉각적으로 움직여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때문에 세종대는 사고 직후에도 별다른 추가 예방대책 등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의 대처 방식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자신의 집에 불이 난 것을 팔짱을 끼고 구경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이유인즉슨, 세종대는 지난해 정부가 지정한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이름을 올려 대외적인 이미지에 큰 훼손을 입은 상태다. 학교 측이 어떠한 해명을 하더라도 일단 이런 꼬리표가 붙게 되면 상당 기간 피나는 노력을 하지 않는 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대외적으로 부정적인 뉴스는 철저히 줄이고 이미지 개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번 실험실 사고와 같이 큰 이슈는 되지 않았지만 지난 27일에는 학교 홈페이지에 학생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일도 발생했다. 국가장학금 1유형 대상자를 공지하면서 해당 학생의 학번과 대출현황 등을 노출한 것이다. 각 대학 취업률 집계일인 지난 1일을 앞두고는 조교 급구 공지를 쏟아냈다가 취업률을 의식한 꼼수 아니냐는 언론의 추궁도 받았다.


앞서 지난 4월에는 한국장학재단 국가장학금2유형에 등록금 인하율과, 장학금 확충이 기준에 못미쳐 자격 미비로 신청조차 못하는 일도 있었다. 이같은 부정적인 뉴스들은 재정지원제한대학인 경우 대외 이미지 회복에 치명적일 수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지금 이 대학을 지켜보는 여러 시선들 중에서는 세종대가 변화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적지않다. 위기가 닥치면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데 세종대 내부에서는 그런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미지 개선을 위해 가장 쉽고도 우선되는 방법인 학교 홍보에서 조차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얘기도 들린다. 물론 모든 것은 재정 문제와 연결돼 있음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재정적 여유가 없는 현실에서 내부 구성원들도 여러 가지로 한계를 느끼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엇이 문제인가를 고민해보는 것에서부터 변화는 시작될 수 있다. 이 점을 세종대 구성원들이 한번쯤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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