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 전문대를 가다]특성화 모터 달고 세계 수준의 자동차 대학 질주

아주자동차대학

김준환

kjh@dhnews.co.kr | 2013-05-29 13:16:16

‘자동차’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입학할 수 있는 대학이 있을까? 충남 보령에 위치한 아주자동차대학은 국내 유일의 자동차 특성화 대학으로 ‘자동차’ 매니아와 전문가가 모인 대학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신입생 가운데 해외에서 대학을 다니거나 국내 유명 4년제 대학에서 아주자동차대학으로 재입학하는 학생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자동차 튜닝샵과 같은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다가 잠시 사업을 접고 대학에 들어와 다시 공부하는 학생도 있을 정도다.

이 대학 홈페이지에서도 ‘자동차’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학교 사이트 방문자들에게 자동차대학이라는 대학의 정체성을 한눈에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그치는 게 아니라 학교 홈페이지 주소도www.motor.ac.kr로 아예 자동차(motor)를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국내 유일의 자동차대학이라는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2013 모터쇼 페스티벌’을 개최하면서 초대가수나 음주문화로 대표되는 기존의 대학축제 형식을 벗어나 명품 스포츠카, 레이싱카, 튜닝카 등 다양한 차량들을 선보이는 특별한 대학 축제를 개최했다. 자동차에 대한 재학생들의 뜨거운 열정을 학교 안팎으로 과시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또한 ‘자동차’에 대한 학생들의 탐구열은 학문적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어 특성화 대학을 향한 노력이 겉치레가 아님을 보여준다. 도서관 열람실 입구에는 카테크, 카사운드, 카튜닝, 모터랜드, 탑기어 등 국내외 주요 자동차전문잡지는 물론 자동차산업의 최신동향을 알 수 있는 자동차기술분야 도서로 가득차 있다. 뿐만 아니라 1990년대 이미 단종된 차량의 낡은 정비지침서부터 2012년 최신판 정비지침서까지 구비돼 있다. 왜 ‘자동차특성화’ 대학인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각종 정부재정지원사업 선정… 자동차 특성화 인정받아
대우그룹 해체 이후 ‘자동차계열’로 전공 통폐합
지난 1994년 11월 설립된 아주자동차대학은 개교 20주년도 되지 않았지만 전문대학 대표사업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2년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WCC: World Class College),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Leaders in Industry-college Cooperation), 전문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3년 연속) 선정, 2011년 전문대학 기관평가인증을 받는 등 국내 대표 전문대학으로의 입지를 구축했다. 이와 같이 신생 대학인 아주자동차대학은 국가의 재정적 지원을 받으면서 자동차분야의 특성화를 인정받고 있다.

아주자동차대학이 대학의 모든 역량을 자동차분야 특성화로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 대학의 전략이 적중했다. 대우그룹 재단이 설립한 대기업 재단의 대학이라는 이점이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도리어 대학 발전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아주자동차대학은 모그룹의 해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 특성화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해 냈다. 기계·자동차·전기·전자·전산 등으로 나눠져 있던 학과편제를 ‘자동차계열’로만 전공 통·폐합함으로써 ‘자동차 특성화 대학’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현재 이 대학은 자동차계열 내 ▲자동차개발 ▲자동차디자인 ▲자동차제어및진단기술 ▲자동차튠업제어 ▲모터스포츠 ▲자동차디지털튜닝 ▲하이브리드전기자동차 등 7개 전공코스를 운영하며,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거듭나는 데 성공했다.


전공코스제로 특성화, 수요자 ·산업체 중심 교육 ‘강화’
현장 경험 풍부한 교수진, 실무 위주 교육 ‘강점’
입학정원은 520명뿐이고, 그것도 순수하게 공업계 전공만 개설된 대학이 대외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교 당시부터 시작한 계열별 신입생 모집과 전공코스제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주자동차대학 류지호 기획처장은 “전공코스제를 통해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직업교육 체제로 편성·운영하고 있다”면서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 아래 수요자 중심의 현장실무위주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이를 교육현장에 적용해 학교, 산업체, 학생 모두가 윈윈하는 교육시스
템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우수한 교수진도 빼놓을 수 없다. 산업체에 근무한 교수진의 현장 노하우가 학생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연스레 현장중심의 교육을 받게 된다. 대부분 산업체 경력자로 구성된 교수진은 급변하는 기술 동향에 맞춰 실무교육 위주로 강의를 진행한다. 교수진의 80% 이상이 현대, 기아, 한국GM, 쌍용자동차 등 산업체 현장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전문가들이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생생한 현장 노하우를 전달하기 위해 교수초빙 시 기업체에서의 경력을 중요시한다. 실제로 2011년과
2012년에 신규 임용된 교원 역시 모두 GM대우 등 완성차 업체에서 오랜 기간 신차개발 경력을 가지고 있는 현장 전문가다.

7개 학과 동시 참여, SUPER CAR 제작 ‘눈길’
전공역량 하나로 통합, 효율적 직업 교육 ‘호평’
7개 전공 역량을 하나로 통합하는 ‘SUPER CAR 프로젝트’도 눈길을 끈다. 모든 전공 학생이 분업과 협업을 통해 수제차를 개발하는 비정규교육과정이다. 전공코스별로 10~20명씩 120여 명을 모집해 팀을 구성, 졸업할 때까지 ‘SUPER CAR’를 제작하도록 하고 있다. SUPER CAR는 엔진과 변속기만 양산차량의 엔진을 이용할 뿐 차량의 디자인부터 튜닝까지 학생 스스로 제작한다. 자동차제작 실무기술을 처음부터 끝까지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교육적 효과를 주고 있다. 가령 정규 수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방과 후 새벽시간은 물론 방학을 이용해 학교에 남아 SUPER CAR 제작에 매달린다. 그만큼 학생 스스로가 자동차를 개발했다는 자긍심이 높다.

또한 프로젝트를 통해 배운 자동차 제작 실무기술이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이런 사실을 반영하듯 산업체의 높은 호응과 함께 최근 자동차디자인전공 졸업생 2명은 현대자동차디자인센터에 모델러로 취업했다. 게다가 올해 4월에는 학생들이 만든 수제 SUPER CAR가 서울모터쇼에 전시돼 일반관람객은 물론 자동차업계의 임직원과 언론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자동차 특성화에 최적화된 지리 조건
대기업 ·중소기업 간 성공적 산학협력 구축
아주자동차대학은 자동차 특성화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최적의 지리적 여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학이 위치한 충남 보령은 서해안 일대에 들어선 산업단지를 지나는 서해안 고속도로 가운데 있다. 아울러 한국GM 보령공장을 비롯해 대학주변 반경 120km 내에 국내 주요 자동차 제조사 및 자동차부품산업이 집결돼 있다. 인천·군산·보령 GM코리아, 광명·화성 기아자동차, 아산·남양 현대자동차, 평택 쌍용자동차, 서산 동희오토, 전주 현대쌍용차, 서산·아산·천안·평택·화성 현대모비스 등이 자동차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 기업 외에도 지역의 500여 개의 중소기업과 가족회사 협력 관계를 맺어 ‘인재고용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탄탄한 산학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특히 첨단장비 공동 활용, 애로기술 지원·컨설팅 등 지역 중소기업과의 협력에도 적극적이다.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교육이라면 언제든지 개설가능한 것도 ‘남다른 산학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데도 크게 한몫했다. 최근에도 CATIA 설계직무, 엔진시험직무, 설비진단직무, 엔진 ECU Calibration 직무, 특수차량직무 등 직무중심의 주문식교육과정 5개 직무 트랙을 운영하면서 활발한 산학연계 교육을 하고 있다.

각종 정부재정지원사업 선정과 탄탄한 산학협력 체제를 바탕으로 꾸준히 경쟁력을 강화해 가고 있는 아주자동차대학. 이 대학의 최종적인 목표는 우리나라를 넘어서 세계적 자동차 특성화 대학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주자동차대학 이종화 총장은 “세계 명문직업학교들이 갖춘 특성화된 프로그램과 우수한 교육여건 및 성과를 동시에 구비하며 교육지표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의 대표 산업인 자동차 산업을 뒷받침하는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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