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여 가천대 총장의 약속, 네쌍둥이의 희망으로"

'출생-간호사-대학-결혼'까지 함께할 수 있도록 지원

정성민

jsm@dhnews.co.kr | 2013-05-15 11:13:00

▶이길여 가천대 총장(사진 위 가운데)과 함께 찍은 결혼식 기념 사진.
최근 합동결혼식을 올린 가천대학교(총장 이길여) 길병원의 네쌍둥이 간호사와 이길여 가천대 총장의 아름다운 인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에서 출생, 현재 길병원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네쌍둥이 자매 중 황 슬, 솔, 밀(24) 씨는 지난 11일 용인시청 시민예식장에서 합동 결혼식을 올렸다. 이에 앞서 둘째인 황 설 씨는 선교사 남편을 위해 지난해 11월 먼저 결혼을 했다. 이들 자매의 결혼식에는 가천길재단 회장인 이길여 총장을 비롯해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결혼식 참석자 가운데 단연 눈에 띈 인물은 이길여 총장. 이는 네쌍둥이 자매가 출생 이후 합동결혼식을 올리기까지 이 총장이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총장과 네쌍둥이 간에는 어떤 스토리가 숨어 있을까?


1989년 1월 당시 강원도 삼척에서 일하던 네쌍둥이 자매의 아버지 황영천(58) 씨와 어머니 이봉심(58) 씨는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황 씨의 친정 집 근처에 있던 인천의 한 작은 병원에서 출산 준비를 했다.


그런데 출산예정일에 앞서 갑자기 산모의 양수가 터졌다. 당황한 병원 측은 "인큐베이터가 없으니 큰 병원으로 가라"고 이 씨의 등을 떠밀었고 산모와 가족은 서울로 갈 것인가를 두고 고민을 했다. 이에 산모과 가족은 길병원을 찾게 됐으며 길병원 산부인과 의료진들은 출산 준비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이 와중에 이길여 총장은 산모의 두 손을 꼭 잡고 용기를 북돋웠으며 마침내 성공적인 수술 끝에 네쌍둥이 자매가 세상으로 나왔다. 네쌍둥이가 태어날 확률은 70만분의 1, 이길여 총장은 요람에 든 네쌍둥이 자매와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산모와 가족의 기쁨도 잠시. 입원비와 인큐베이터 비용 걱정 때문이었다. 이러한 사정을 알게 된 이길여 총장은 "병원비를 받지 않을 테니, 건강하게 치료받고 퇴원하라"고 산모와 가족을 격려했다. 또한 네쌍둥이 자매와 산모가 퇴원할 즈음에는 "아이들이 자라서 대학에 입학하면 등록금을 대줄테니 연락해 달라"고 이길여 총장이 직접 산모에게 당부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대학 공부를 시키지 못할 것 같은 안타까운 마음에서였다.


이후 이길여 총장과 네쌍둥이 가족은 서로를 잊은 채 살아왔다. 하지만 하늘이 허락한 인연이 어찌 쉽게 끊어지겠는가! 2006년 9월 이길여 총장은 사진첩을 정리하다 우연히 네쌍둥이 자매와 찍은 사진을 발견하고 17년 전의 약속을 떠올렸다. 그리고 수소문 끝에 어렵사리 경기도 용인에 살고 있는 네쌍둥이 자매 가족을 찾을 수 있었다. 마침 네쌍둥이 가운데 슬과 밀은 수원여대 간호학과에, 설과 솔은 강릉영동대 간호학과에 수시 합격을 했으나 학비 마련이 어려워 고민하고 있던 차였다.


이에 2007년 1월 10일 이길여 총장은 네쌍둥이 자매에게 입학금과 등록금으로 2300만 원을 전달함으로써 17년 전 약속을 지켰다. 아울러 이길여 총장은 또 하나의 약속을 추가했다. "너희가 대학 가서 열심히 공부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기만 하면 전부 길병원 간호사로 뽑아줄게. 네쌍둥이가 우리 병원에 와서 같이 근무하면, 모르는 사람들은 한 사람이 홍길동처럼 여기저기 병동을 다니면서 환자를 돌보는 줄 알 거야"라는 말과 함께! 이후 이길여 총장은 3년 간 매년 네쌍둥이 자매의 등록금 전액을 지원했다.


네쌍둥이 자매 역시 이길여 총장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모두 우수한 성적으로 학업과정을 마쳤고 간호사 국가고시에 전원 합격했다. 2010년 2월 네쌍둥이 자매 모두 길병원 간호사로 입사하면서 21년 전 약속이 완성됐다.


이후 네쌍둥이 자매 간호사들은 간호사로서 더 큰 꿈을 펼치고 더욱 전문적인 분야에 진출하자는 포부를 품고 가천대 간호학과에 진학했다. 이들이 2012년 2월 다함께 4년제 대학 학사모를 쓸 때까지 학비 전액을 이길여 총장이 후원했다. 그렇게 다함께 학사모를 쓰고, 간호사로 근무하던 네쌍둥이 자매는 각자의 배필을 만나 합동결혼식을 올리게 된 것이다.


황슬 씨는 "저희가 길병원에서 함께 태어난 것만도 큰 축복인데 다 함께 일하고, 또 결혼도 함께 올리게 돼 참 행복하다"면서 "앞으로 저희도 또 행복한 가정을 꾸려 나가고, 아이들을 낳아 잘 키우고, 많은 분들께 보답하며 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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