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지도부 없는 상지대,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 '몫'
이원지
wonji@dhnews.co.kr | 2013-05-09 10:14:03
대학사회에서 주요 난제로 대두되는 사학재단의 비리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닐 터. 어느덧 언론에서 보도되는 웬만한 뉴스에도 국민들은 단순한 감응만 보이고 있다. 그런데 만약 내가 다니는 대학이 총장, 부총장 없는 지도부 공백상태라면, 상상이나 해본 적 있는가?
불과 몇 년 전 구재단 복귀 등의 문제를 놓고 대학가를 들쑤셨던 상지대는 현재 한마디로 표현하면 대학 운영이 일시정지 상태다.
상지대 교수이자 사학개혁 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인 A교수에 따르면 현재 상지대에는 대학의 책임자인 총장과 부총장이 없다. 강원도에서 유일한 대학한방병원인 상지대 부속한방병원에는 병원장도 없다. 지도부 공백상태를 맞고 있는 것이다.
없는 것은 이뿐이 아니다. 올해 예산안도 없다. 대학 예산은 통상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의결돼 3월부터 집행된다. 상지대는 5월인데도 예산안이 의결되지 않고 있으며 단기적으로 의결될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것이 A교수의 말이다.
1학기 수업에 맞춰 임용하기로 되어 있던 신임교수 임용은 4월 말 경에 겨우 임용절차를 마친 상태. 이미 작년에 추천과정과 총장 면접을 거쳐 이사회에 상정했지만 대학은 차일피일 미루다가 학기의 1/4이 지나버린 4월에야 신임교수를 임용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 대학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 입은 피해는 대충 짐작이 간다. 이미 학기가 시작되고 수업이 배정됐는데도 불구하고 한 달 동안 수업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 그리고 지도부가 없는 대학에 다니고 있는 재학생들의 불안감과 자존감 상실은 누가, 어떻게 보상해줄 것인가.
대학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난제들의 피해자는 언제나 학생이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상지대에 재학 중인 B 씨가 남긴 말이다. 우리 모두 B 씨의 하소연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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