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발전 위해서라면 모든 비난 감수하겠다"

<인터뷰>'창조경영학과' 화두 던진 김병도 서울대 경영대학장

부미현

bmh@dhnews.co.kr | 2013-05-07 11:36:18

최근 창조경영학과를 두고 논쟁이 뜨겁다. 그 중심에는 학과 신설을 제안한 김병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장이 있다. 현재 김 학장은 창조경영학과 신설을 위해 다각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신설 제안서를 갖고 청와대의 국정기획수석, 미래전략수석, 교육문화수석을 만난 것은 물론 서남수 교육부 장관도 만났다.

김 학장이 공개한 '창조경제 견인 핵심인력 양성을 위한 창조경영학과 신설안'을 보면 창업 전문 인재 육성을 목표로 경영대학 산하에 창조경영학과를 두고 관련 커리큘럼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저학년의 경우 기업가 정신과 창의성 고양을 위해 인문사회·과학 통합 교과목을 이수하도록 하고, 고학년의 경우 창업에 필요한 실무 및 전문지식을 습득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창조경영학과 학생은 의무적으로 공학·자연과학·인문학 등 인접 학문을 복수 전공하도록 하는 한편 졸업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형 창의 계획서를 제출해 심사를 통과해야만 한다. 학생들의 창업 지원을 위해 1000억 원 이상의 엔젤 펀드(자본이 부족한 벤처기업에 지원하고 성공시 투자금을 회수하는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하지만 김 학장이 제안한 창조경영학과는 인터넷 등에서 비판여론을 불러오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창조경제 활성화를 국정 운영 방침으로 내세운 것에 편승한 정치적 행보라는 것과 전문가들에게도 모호한 창조경제라는 개념으로 학과 신설을 한다는 것은 무모하다는 등의 비판이다.


실제 블로거 'tistory'는 "정부, 여당에서조차 그 개념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대학이 학과를 신설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순수하지 못하다"며 "신설된 창조경영학과 신입생들이 졸업할 무렵이면 박근혜정부의 임기가 끝나 있을 시점이며 창조경제라는 모호한 캐치프레이즈는 이미 용도폐기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병도 서울대 경영대학장은 학과 신설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김 학장은 7일 <대학저널>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국가 발전을 위해 필요한 시도"라면서 "똑똑한 인재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위한 스펙쌓기에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회 환경, 교육제도 조성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모든 비난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 학장은 이 논쟁에 대해 뜨거운 토론이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다음은 김병도 학장과의 인터뷰 전문.


▲요즘 학장님이 제안한 '창조경영학과'에 대해 인터넷 반응이 뜨겁습니다. 신설 취지는 무엇입니까.


김병도 학장(이하 김 학장) : 문제는 이게 얼마나 실현가능성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웃음). 풀어야 할 이슈가 많은 게 사실입니다. 지금 단계에서 이런 얘기를 해도 되는 것인지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정부나 교육부 관계자를 만나기는 했지만 설득 단계이니까요. 또한 이게 우리나라의 교육 방식 전반을 건드리는 문제라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의 똑똑한 대학생들 모두 안정적인 직장을 위해 스펙관리에 여념이 없습니다. 대부분 의과대학, 법학전문대학원을 극도로 선호합니다. 경영대학의 경우 반 정도는 창업을 해야 하는데 안정적인, 이미 잘 만들어진 곳에 가서 관리자가 되려고 합니다. 그게 잘못됐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대학 교육이 이런 상태로 지속되면 일본처럼 저성장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유능한 사람이 도전하게 만들려면 입시제도부터 교육과정까지 바꿔야 합니다. 이게 장기적 플랜으로 접근하는 방법도 있고, 한 곳에서 터뷸런스(격동)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정부가 창조경제를 표방하고 있으니 시기도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창조경제는 아주 좋은 키워드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개성이 뚜렷하고, 조직 안에서 톡톡튀는 인재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창조경영학과로부터 출발하자는 겁니다. 입시제도부터 바꾸는 것은 큰 일이니까요. 창조경영학과에서부터 약간 파격적인 입시제도를 시도하고, 교과 과정도 'pass or fail' 같은 파격을 시도하는 거죠. 이를 통해 대학 전반에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창조경제'라는 개념이 모호해서 더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창조경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 학장: 창조경제는 모호한 개념이 아닙니다. 정부에서 창조경제라는 키워드를 던졌을 때 정확하게 정의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키워드일 뿐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방향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모형은 모방형, 추격형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가려면 미국, 유럽과 경쟁해야 합니다. 이제 추격형은 안된다는 겁니다. 창조형 경제로 가야 한다는 것이죠. 그게 창조경제입니다. 저는 그걸 실현시키는 구체적인 방안이 인재 양성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현재 학내 논의단계는 어느 수준입니까. 서울대는 공론화되지 않았다는 입장인데요.


김 학장: 공식적 논의가 아닌 게 당연합니다. 정부가 입학 정원을 줘야 신설을 두고 얘기할 수 있는 거죠. 기자들에게 배포한 문건에도 서울대 얘기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대학 총장, 주요 관계자와 얘기하고 정부관계자를 만났습니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는 '허상'을 가지고 얘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것을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설득해보니 취지는 다 공감하는 분위기입니다. 경영대 내부 교수들한테도 최근에 얘기를 했습니다. 교수들은 오히려 피곤할 수 있습니다. 제가 알아서 매를 맞겠다고 나선 겁니다.


▲정부 측 반응은 어떤가요.


김 학장: 약속을 하지는 않았지만, 공감이라는 표현도 조심스러운데…그 취지에 대해서는 반박하기는 어렵다, 이런 분위기 같습니다.


▲인터넷 여론을 보면 '폴리페서', '엘리트주의' 등 주로 비판적인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 학장: 억울하진 않습니다. 모 신문사 사설에서 '꼼수'라고도 표현했던데 맞습니다. 하지만 꼼수 치고는 배경을 보면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는 꽤 괜찮은 꼼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과연 국가발전에 저해되는 일일까요? 나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어느 누구보다 열정을 갖고 일할 테니까 비난을 받으면서도 일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논쟁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김 학장: 기다릴 뿐이죠. 물론 비난,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김병도 학장의 인터뷰 의견에 대해 찬성과 반대 입장을 가지신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대학저널>을 통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드립니다. 기고를 원하실 경우 press@dhnews.co.kr로 사진과 원고를 보내주시면 됩니다. 단, 기고 게재 여부는 최종적으로 <대학저널>에서 판단함을 미리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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