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형 수능 뚜껑 열어보니…'
첫 전국학력평가에서 영어 B형 '쏠림'
부미현
bmh@dhnews.co.kr | 2013-03-15 13:47:57
2014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시행될 선택형 수능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최근 이에 대비한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됐다. 분석 결과 영어 과목의 경우 어려운 문제 유형인 B형에 대한 쏠림이 나타나 선택형 수능 도입에 대해 또 다시 논란이 일 전망이다. 학생들의 학습부담과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선택형 수능에서도 자신의 성취도에 맞게 유형을 선택하기보다는 상위권 대학이 원하는 유형으로 쏠리는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전국 고등학교 3학년 58만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됐다. 이번 시험은 전체적으로 A형은 종전 수능보다 쉽게 출제된 반면 B형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평가결과는 다음달 5일까지 채점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영역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등을 산출한 성적일람표와 개인별 성적표를 각 학교로 전달하게 된다.
선택 유형을 살펴보면 국어는 A형 49%, B형 51%였고 수학은 A형 62%, B형 38%, 영어는 B형을 선택한 비율이 85%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영어의 경우 지난해 11월 고2 학생을 대상으로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는 응시생의 82.6%가 B형을 선택, 이번에 B형 쏠림 현상이 더 심해졌다.
수험생들은 최대 2과목까지 B형을 선택해 응시할 수 있는데 중상위권 대학의 경우 국ㆍ영ㆍ수 3과목 중 B형 성적을 2과목까지 선택하도록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이 난이도가 높은 B형을 대비하는 경향이 나타나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이현 정책실장은 "선택형 수능에서는 영어만 보면 알 수 있다. 최소 한 과목은 A형을 해야 하는데 대부분 주요 대학이 이과는 국어의 경우 A형을, 나머지는 B형을 요구하며 문과의 경우 수학이 원래 B형이므로 국어와 영어가 B형이 된다"고 설명했다.
쏠림 현상은 선택형 수능이 도입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학생들이 높은 난이도의 시험을 치러내기 위해 사교육의 힘을 빌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교과부가 선택형 수능 도입을 결정했을 때 많은 학부모와 교육 관계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낸 상황을 돌이켜보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실제 대학저널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결과를 보면 수험생을 둔 학부모를 비롯해 교사와 대학 입학담당자들의 68.75%가 '도입을 유보하거나 아예 시행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선택형 수능 도입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생각이 우세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이 실장은 "영어에서 85%가 아닌 나머지 15%는 예체능계 학생일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모든 수험생이 상위권대가 요구하는 B형을 준비하기 때문에 과거 수능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선택형 수능이 학부모와 교사, 학생들에게 혼란만 주고 도입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교과부가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좀 더 경청하고 제도를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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