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염수균 교수, 센델의 정의론 비판서 ‘자유주의적 정의’ 출간

"센델의 정의관, 엘리트 위한 정치 옹호로 해석될 수 있다" '지적'

김준환

kjh@dhnews.co.kr | 2012-11-06 11:49:14

‘정의란 무엇인가’로 우리나라에 열풍을 불러온 마이클 센델의 정의론을 정면으로 비판한 책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조선대(총장 서재홍) 염수균 교수(철학과)가 펴낸 ‘자유주의적 정의-센델의 정의 담론 비판’(조선대 출판부 刊)이 바로 그것.

염 교수는 이 책에서 센델을 소피스트인 프로타고라스에 비유했다. 그는 정의에 대한 센델의 견해에는 많은 오류가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파악하지 못하고 무비판적으로 읽으면 센델과 함께 비트겐슈타인의 ‘파리 병(fly-bottle)’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이 있음을 경고한다.

센델에 대한 염 교수의 비판은 매우 신랄하다. 염 교수는 센델이 도덕철학의 용어를 정확하게 사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일관적으로 사용하지도 않았다고 본다. 특히 다양한 덕의 개념들을 구별하지 않고 사용함으로써 정의에 대한 그의 주장들은 거의 이해가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그는 센델의 정의관이 자칫 엘리트의 정치를 옹호할 뿐만 아니라 엘리트 위한 정치를 옹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센델은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그들의 사회적 공헌과는 관계없이 탁월한 능력을 갖췄다는 것만으로도 사회적 지위와 함께 명예와 보답을 받아야 할 응분의 자격이 있다는 정의관에 대해 동의한다는 게 염 교수의 주장이다.

염 교수는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에 대해 "센델의 견해가 잘못됐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정의가 무엇이며 중요한 정의 문제에 대한 자유주의적 입장이 무엇인지에 대한 내 견해를 드러냈다"며 "이 책을 통해 정의와 관련된 주요 문제들에 대해 하나의 명확하고 이해 가능한 견해를 대중에게 제공함으로써 정의에 관한 사유를 위한 하나의 참고점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염 교수는 서울대에서 플라톤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양고전철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고전철학에 정통할 뿐 아니라 롤스와 드워킨 같은 현대의 대표적인 자유주의 정치철학을 우리나라에 소개하는 선구적 역할을 했다.

그는 고전과 현대의 자유주의 철학에 정통한 학자로서 아리스토텔레스주의적 정의론의 입장에서 자유주의적 정의론을 비판하는 센델의 견해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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