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솔선수범, 성공적인 자녀교육의 지름길
아들을 고려대 보낸 임종배 씨
김준환
kjh@dhnews.co.kr | 2012-06-29 11:03:04
뒤늦게 학업을 시작, 바쁜 업무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아껴가며 향학열을 불태우는 임종배 씨(53). 임 씨는 현재 강북구의회 사무국에서 일하면서 방송통신대에 다니고 있다. 공무원이라서 법률이나 행정 분야를 공부할 법도 한데 업무와 무관(?)한 중국어를 전공하면서 외국어 배우는 재미에 한창 빠져있다. “언어에 특별히 재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외국어 배우는 것 자체가 일단 재미있고 앞으로 대외협력부 같은 부서에서 근무할 경우 그동안 열심히 갈고 닦은 중국어 실력을 살려 활용할 수 있는 기회도 있어요.”
임 씨의 큰 아들 역시 아버지처럼 외국어에 관심이 많다. 올해 고려대 12학번 새내기가 된 임 씨의 아이는 서어서문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외국어고를 졸업했다. 임 씨는 큰 아들 역시 자신과 마찬가지로 공무원이 되길 원했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주기로 했다. 임 씨가 말하는 바람직한 부모상 역시 자녀들이 하고 싶은 걸 하도록 적극 장려해주는 것이다. “큰 아들이 국제 관계나 스포츠 마케팅과 관련된 분야의 업무를 하고 싶어해요. 공무원이 안정적인 직업이긴 하지만 아들이 원하는 일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넓은 분야의 시각을 가질 수 있는 점에서 아이의 성향과 훨씬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임 씨도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들처럼 자식의 행복을 가장 일순위에 놓고 생각하고 말하며 행동한다. 다만 다른 게 있다면 부모라서 자녀에게 일방적으로 시키거나 강요하는 게 아니라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여 자녀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점이다.
부모 - 자녀 통(通)하는 대화법,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
대한민국의 많은 부모들은 자녀와 대화를 나누고 싶어한다. 하지만 막상 자녀와 이야기를 시작해도 대화하는 솜씨가 영 서툴다. 어떤 얘기부터 꺼내야 하는지,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난감해지곤 한다. ‘대화는 자녀를 성장시키는 또 하나의 교육 방법’이라는 얘기가 있다. 대다수 부모가 자녀와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물론 임 씨도 예외는 아니었다. “제가 원래 내성적인 탓에 말로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못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와 대화를 많이 시도하려고 노력했죠.” 임 씨는 자녀와의 원활한 대화를 위해서는 ‘대화거리’가 있어야 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통적인 관심사를 갖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세대차가 존재하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 비슷한 관심사를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면 부모와 자녀의 대화는 불가능한 것일까?
임 씨는 “사소한 것부터 신경 써 대화를 시도해보면 자녀와의 대화가 의외로 수월하다”고 얘기한다. 이를테면 자녀와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기, 자녀가 좋아하는 일에 관심 기울이기, 자녀를 신뢰한다는 느낌을 전해주기 등이 그것. “성적이 떨어지면 아이들에게 야단치고 성적이 왜 부진한지 원인부터 찾기 바쁘잖아요. 제 경우에는 아직 시간도 많고 너무 조바심 낼 필요가 없다고 얘기해요. 대신 ‘성실한 자세가 중요하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길러라’ 등 살면서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에 대해서는 자주 얘기했어요.”
사실 임 씨는 대화하는 기술에는 별로 자신 없었다고 털어놨다. 대신 “몸소 실천하는 것은 열심히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즉 말보다 행동을 우선했다는 얘기. 학교에서 가르치는 지식은 이론적인 내용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머릿속에 많은 지식이 들어있지만 경험으로 체득되지 않으면 진짜 지식이 될 수 없다. 임 씨는 “그냥 생각만 해서 얻는 지식을 얻지 말고 온몸으로 부딪혀 도전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임 씨가 말한 실천하는 동사적 삶은 비록 대화에 서툴지만 꾸준히 자녀와의 대화를 나누도록 하는 모티브가 됐다.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길러줘라
임 씨는 학창 시절 다양한 주제와 장르의 독서를 통해 배경지식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학교와 학원 수업, 야간 자율학습, 방과후학습, 과외 등 오로지 ‘교과과목’ 관련 공부에만 여념이 없다. 청소년 시절 ‘독서가 중요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실제로 지켜지는 경우는 별로 없다. 임 씨도 자녀에게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막상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래서 차선으로 생각한 게 부모가 먼저 책을 읽는 모습을 많이 보여줌으로써 가정에서 독서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보자는 거였다. 본래 임 씨가 어릴 적부터 독서를 좋아하긴 했지만 직장 생활을 하면서 원하는 만큼 책을 읽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하지만 임 씨는 자녀교육을 위해 솔선수범하기로 마음먹었다. “TV를 열심히 보는 부모가 자녀에게 TV 보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면 어떤 자녀가 부모 말에 쉽게 따르겠어요?” 자신이 책을 열심히 보는 것도 바로 이런 생각에서 비롯됐다.
“추리소설, 교양, 역사, 수필, 인문사회, 경영경제 등 특별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종류의 책을 즐겨 봤어요. 물론 자녀가 책을 읽을 때 가급적이면 공부나 진로에 도움이 되는 쪽, 예컨대 경영, 경제, 외교, 행정, 외국어 등 이런 분야의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제 아들은 (제 뜻과는 달리) 해리포터 같은 소설이나 문학 도서를 더 관심 있게 보더라고요.” 하지만 임 씨는 자녀들이 책을 가까이 하는 태도와 습관을 형성하는 게 더 중요했으므로 어떤 책을 읽느냐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다양한 책을 접하게 될 것이고 여러 종류의 책을 읽다보면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학업과 진로와 관련된 책을 읽어야 한다는 필요성도 느낄 거라는 게 임 씨의 생각이다.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위한 3가지 팁
현대 사회에는 효율적인 시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늦게 공부를 시작한 임 씨 역시 시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자녀들에게도 항상 시간을 잘 활용하라고 얘기한다. 임 씨는 단순히 ‘시간을 아껴서 사용해라’, ‘놀지 말고 공부해라’ 식의 무조건적인 시간 관리를 지양한다. 몇 가지 원칙을 가지고 구체적인 시간 관리를 해야 된다고 강조한다.
우선 계획을 철저히 수립해야 한다. “계획을 세우라는 것은 초등학교 때부터 수없이 들은 얘기라서 중요성을 별로 못 느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얼마나 현실적인 계획을 세우고 이에 따라 얼마나 목표가 달성됐는지 평가하는 방식으로 하면 자신만의 시간 관리 방식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거예요.”
다음으로 자신의 기준에 따라 시간 투자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달리 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 기준은 공부(일)의 중요도, 우선순위, 처한 상황 등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 마련이다. “큰 아이가 고교 시절 기숙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씩 집에 왔어요. 그래서 주말에는 게임이나 오락 등을 하면서 가급적 자신의 스트레스를 푸는 데 시간을 많이 사용했어요. 물론 아이가 부족한 과목인 수학을 보충하기 위해 학원 주말반 과정을 듣긴 했지만 학원 수업은 주가 아니라 부차적인 거였죠.”
마지막으로 주어진 시간을 마음껏 즐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종의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다. 이 말은 ‘오늘을 잡아라’ 또는 ‘현재를 즐겨라’는 뜻의 라틴어다. “저는 자녀 교육에 관한한 자유방임형 스타일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무엇을 하든지 믿고 맡기는 편이죠. 시간 관리에 대한 교육관 탓인지 제가 현재 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자녀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강요하지 않았어요.” 임 씨는 “자녀들 역시 ‘놀 땐 놀고 공부할 땐 공부하자’는 아버지의 교육 원칙에 잘 따라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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