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의 전주곡 제1탄

대학저널

webmaster@dhnews.co.kr | 2011-12-05 14:5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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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광준
재앙의 전주곡 제 1탄
초심(初心)을 아시나요?

수능이 끝나고 이제 고2 학생들이 기말고사를 마치고 내년 수능을 준비하는 겨울방학 시즌. 해마다 이때쯤 되면 여기저기서 ‘초심’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고등학교 갓 입학해서 부푼 마음으로 공부를 시작했던 어느 해 봄 3월, ‘그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겠다.’는 초심. 그런데 이 ‘초심’에는 엄청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자칫 ‘초심’은 다음 해 1년을 해보나마나한 한 해로 만들어버릴 대재앙의 전주곡인지도 모른다.


초심 1절 _ 수학은 개념, 집합부터 차근차근


12월은 혼돈과 혼란의 달이다. 여기저기서 각종 공부법이 난무하고 어떤 방법을 골라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아 괴롭기 그지없다. 그래도 뭔지 모를 희망과 설렘, 다시 한 번 심기일전 할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수리영역의 경우, ‘개념’의 중요성이 워낙 강조되다보니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개념학습에 치중하게 된다. 학교 선생님들도 개념을 무지무지 강조하신다. 그런데 초심이 충만한 우리의 예비 고3 수험생, 여기서 위험천만한 계획을 세우게 된다.


수학 (상·하) 과정이 너무 중요한데, 난 그동안 너무 소홀했어. 다시금 수학(상) 처음부터 차근차근 공부해야지. 집합부터 꼼꼼히 정리해야겠다. 예전에 사뒀던 이론서가 어딨지? 이참에 그냥 새 것으로 하나 장만할까?


처음부터 차근차근 꼼꼼히 공부한다는데, 뭐가 잘못 됐나? 그리고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뭐가 문제지? 라고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을 것이다. 해마다 위와 같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친구들을 봤는데, 그 비극은 이듬해 3월 초 교육청 모의고사를 보는 날 여지없이 나타난다. 수학(상·하)가 직접적으로 출제되지 않을뿐더러(물론 통합되어 나오기는 하지만,) 문제를 분석해 보면, 나오는 단원이 정해져 있다. 이런 사실도 모른 채 그냥 막무가내로 공부를 했으니 성적이 안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좀 더 비극적인 일은 수학(상·하) 공부 계획을 세워놓고 제대로 끝마치는 경우를 본 적이 드물다는 사실이다. 계획만 거창했던 것이다. 수학(상·하)을 꼼꼼히 볼 정도로 겨울 방학이 그렇게 길지가 않다.(다른 과목 공부할 것도 만만치가 않다.)


초심 2절 _ 학원 수업, 인강 처음부터 꼼꼼하게


스스로 학습이 힘들거나 엄두가 나지 않는 친구들의 경우 학원 수업이나 인강을 이용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또 위험천만한 계획을 세우게 된다. 초심기법(?)에 따라 개념을 모두 정리하기 위한 명목으로 좀 과한 학원 수강 및 인강 듣기 전략을 계획하게 된다. 특히 인강의 경우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다보니 많은 친구들이 무리하게 여러 강의를 신청하곤 한다. 처음에야 완강할 듯 한 기세로 신청하지만, 이내 ‘진도는 밀리라고 있는거야.’ 라는 변명과 핑계로 결국은 미완성으로 종결짓게 된다.


더군다나 학원 수업과 인강은 ‘휘발성’이 강하기 때문에 복습이 매우 중요하다.(여기서 휘발성이란 쉽게 날아가 버린다는 뜻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친구들은 진도 나가기에 급급한 나머지 복습을 소홀히 한다. 심지어 강의를 연속해서 여러 개를 듣다보니 어느 틈엔가는 강의를 듣는 것이 아니라 강의를 구경하고 있는 지경에 이른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강의를 들어 놓고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스스로 공부를 열심히 하는 기특한 학생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집중과 복습이 없는 학원 강의와 인강은 무용지물을 넘어서 해악 같은 존재가 된다.


초심 3절 _ 이 세상 모든 공부법에 통달하리라.


초심기법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12월에 고 3 예비 수험생들이 즐겨하는 행위 중 하나가 각종 공부법을 제공하는 입시 포털 사이트를 방문하고 상담하는 일이다. 물론 주변의 성공 사례를 경험하기 위해 선배 등과 상담을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지금까지 자신의 잘못된 공부법을 바로 잡고 올바른 방법으로 수능을 준비하기 위한 그 목적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은 이듬해 2월말까지 그칠 줄을 모르고 계속된다. 온갖 종류의 눈팅한 공부법과 멘토들에게 조언을 구해서 얻은 각종 정보를 제대로 실천하기는커녕 뭔가 또 다른 강한 것이 없는지 정처 없이 인터넷 사이트를 새벽에도 떠돌아다니는 유목민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결국은 제대로 시작해서 마무리를 지어보지도 못하고 별안간 눈앞에 3월 모의고사를 맞닥뜨리게 된다.


인, 인식하자

마음만 초심, 시작은 수능 문제 풀이로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겨울방학 공부를 앞에서 말한 입시 포털 사이트나 주변 선배들의 조언을 구하는데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것은 선후가 잘못된 방법이다. 가장 우선해야 하는 것은 바로 올해 치른 수능 시험지를 출력해서 스스로가 시간을 맞춰서 풀어보는 것이다. 자신이 정확하게 아는 부분과 애매한 부분 그리고 아예 개념조차 없는 부분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연히 애매하거나 개념조차 없는 부분에 대한 보충학습을 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초심이 좋다지만 본인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개념까지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진다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다. 어느 수험생의 표현이 정말 가슴에 와 닿는다.‘수능 기출문제를 절대 아끼지 마라.’현명한 수험생은 기출문제로 시작해서 기출문제로 마무리한다.


선택적 강의 수강


학원 강의나 인강을 선택적으로 수강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인강의 경우에는 단원별로 세분화되어 있으므로 훨씬 더 선택적으로 수강하기가 쉽다. 자신이 필요한 부분의 개념 학습을 위해 강의를 선택적으로 수강해서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고 그 부분은 오히려 복습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모든 개념강의를 다 듣기 위한 욕심은 자칫 마무리를 못 지울 수도 있고, 강의 듣다가 지쳐서 공부할 의욕을 잃을 수도 있다. 개념강의는 이해를 위한 최소한의 수단으로 삼고 모든 것은 스스로가 해결하는 그런 자세를 키우도록 하자.


수학(상·하)은 식(방정식·부등식)과 함수 단원 위주로


수학(상·하) 학습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데, 단연코 식과 함수 단원 위주로 겨울 방학 때 정리해야 한다. 절대로 초심기법을 통해 집합단원부터 공부하면 안 된다. 식과 함수 단원 정리하기만도 벅차다. 특히 문과 학생들의 경우 미적분이 추가되면서 식과 함수 단원이 더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식과 함수 단원 정리 없이는 절대로 미적분 단원을 잘할 수 없다. 미적분 단원은 그 자체가 힘들기보다는 식을 처리하고 함수를 해석하는 과정이 힘들뿐이다. 나머지 수학(상·하) 단원은 공부하면서 모르는 것이 나오면 그 때 그 때 보충하는 방향으로 하면 된다.


입시포털 사이트는 약이자 독


입시포털 사이트는 잘 이용하면 약이지만, 어느 선을 긋지 못하면 독이 된다. 특히 공부법은 워낙 개인차가 심하기 때문에 타인의 방법이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맞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스스로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는 과정의 일환으로 입시포털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공부법의 맹목적 추종과 광적인 공부법 수집은 독이나 다름없다. 입시포털의 각종 자료와 글들에 눈이 빨개질 때, 과감하게 등을 돌리고 스스로를 믿고 꾸준히 공부하는 태도를 키우는데 집중하도록 하자.


초심은 좋지만, 그것은 마음가짐과 태도로만 국한시키자. 모든 공부의 시작은 기출문제와 빠져있는 개념 보충 학습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면 거대한 공룡 같은 수능도 한낱 시험일뿐임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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