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저널의 눈]"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 대대적 손봐야"

정성민

jsm@dhnews.co.kr | 2011-03-31 16:36:56

통곡할 사건이 벌어졌다. 최고의 수재들로 평가받는 의대생들이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에서 조직적인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학들은 'O년 의사 국가고시 합격률 100% 달성'을 자랑스럽게 홍보했지만 이 또한 무색하게 됐다. 조직적인 부정행위가 합격에 영향을 미쳤다면 낯 뜨거운 선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 41개 의과대학이 연합해 결성한 '전국 의대 4학년 협의회(이하 전사협)'이 조직적인 부정행위를 벌일 수 있었던 것은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의 맹점에 있다. 즉 지난해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은 하루에 응시인원을 분산해 약 2개월에 걸쳐 치러졌다. 실기시험 장소도 '한국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 실기시험센터', 단 1곳에 불과하다. 시험 문제가 유출될 여지는 충분하다. 전사협은 이 같은 맹점을 노려, 홈페이지를 통해 시험 문제를 공유한 것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실기시험센터를 대폭 늘리고 기간을 줄여서라도 실기시험 문제가 외부로 유출될 여지를 차단해야 한다. 그래야 정말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시험을 준비해온 의대생들이 선의의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의대생들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철저하게 각성해야 한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전사협 관계자들은 실기시험 유출행위가 불법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 별 다른 죄의식 없이 부정행위를 감행했다. 만일 이러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고 이들이 훗날 의사가 된다면 과연 얼마나 떳떳할 수 있겠는가! 교수들도 마찬가지다. 일부 대학의 교수들은 실기시험 채점관으로 참여한 뒤 직접 시험 내용과 채점 기준을 유출했다. 학생들의 부정 행위를 막아야 할 교수들이 오히려 부정행위에 가담한 셈이다.


의대생들은 정식 의사가 되기 전 '히포크라테스 선서식'을 갖는다. 요지는 존경받고 신뢰받는 의사가 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의대생들뿐 아니라 의대 교수들에 대한 신뢰에 치명적인 흠이 갔다. 따라서 신뢰 회복을 위해 후속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부끄럽지 않도록, 존경과 신뢰를 받는 의사가 양성·배출될 수 있도록 대학과 정부는 힘을 합쳐야 한다. 그래야 지금 이 순간에도 의대 진학을 위해 공부하고 있는 수 많은 수험생들이 의대에 대한 꿈을 자부심을 갖고 키워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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