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대, 교양강좌 ‘월드비전’ 특강 개강

동아대 정희준 교수 첫 강사로 나서

나영주

na@dhnews.co.kr | 2011-03-17 18:51:37

한국해양대(총장 오거돈)의 명품 교양강좌로 자리 잡은 ‘월드비전’ 특강이 막을 올렸다.

한국해양대는 올해 첫 강의에 동아대 정희준 교수가 강사로 나서 ‘스포츠 판타지의 세계, 이 박지성이 그 박지성인가?’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고 17일 밝혔다.

정 교수는 16일 오후 3시 교내 시청각동에서 열린 강의에서 “근래 한국의 민족주의가 가장 잘 발휘되는 부분이 스포츠”라며 민족과 민족주의의 개념, 우리나라 민족주의의 형태를 스포츠와 연계해 흥미롭게 풀어나갔다.

정 교수는 민족이란 개념이 성립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고유영토와 자율성’, ‘적대적인 주변 환경’, ‘전쟁의 기억’ 등을 꼽았다.

그는 “공공의 적과 전쟁에 대한 기억이 사라진 현대사회에서 민족을 상기시키는 대용품이 바로 스포츠”라며 “월드컵과 같은 국제 경기는 민족주의 감정을 자극하는 세계 최고의 이벤트”라고 강조했다.

또 베네딕트 앤더슨이 쓴 ‘상상의 공동체’의 개념을 빌려 “민족주의는 애초부터 고유의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현실의 상황과 사건, 이데올로기와 결합하면서 파시즘이나 나치즘과 같이 유동적으로 창조되고 변형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의 민족주의가 경건하고 저항적이며 희생을 요구했다면, 미디어와 자본주의가 큰 역할을 담당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쾌락적 욕망을 자극하고 소비를 요구하는 경제적 동력의 성격을 띤다”고 소개했다.

정 교수는 월드컵 시즌마다 거리 곳곳에 넘쳐나는 붉은 악마와 박지성, 김연아로 대변되는 스포츠 영웅 등을 예로 들며 우리나라 스포츠 민족주의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스포츠는 온 국민을 하나로 묶는 훌륭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자국의 우월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선수들에 대해 극단적으로 미화하거나 상업적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학생들에게 “지성인으로서 언론과 자본주의 질서로 왜곡된 현실을 직시할 줄 아는 눈을 키울 것”을 당부했다.

정 교수는 연세대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대에서 석사학위를, 미네소타대에서 박사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현재 동아대 생활체육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문화사회연구소 부소장, 국가인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 한국스포츠사회학회 기획담당 상임이사 등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미국 신보수주의와 대중문화 읽기’, ‘스포츠 코리아 판타지’, ‘어퍼컷’ 등이 있다.

한편 ‘월드비전’ 특강은 한국해양대가 지난 2008년 2학기부터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능력을 키우고 글로벌 인재로서의 기본적 소양을 심어주기 위해 국내 유명 인사들을 초청, 운영해 온 옴니버스 교양강좌다.

올해 기초선택과목으로 특강을 신청한 학생들은 매주 수요일 출석 점수와 수강 감상문으로 대체된 중간ㆍ기말고사로 2학점을 인정받게 된다.

그동안 홍세화(언론인), 리영희(언론인), 금난새(지휘자), 신경림(시인), 진중권(교수), 안철수(교수), 김대식(정치인), 유홍준(교수), 김명곤(배우), 법륜(승려)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연사로 나서 학생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러한 호응에 힘입어 그동안 특강을 실시한 명사들의 강연 내용을 엮은 책 ‘청년들, 지성에게 길을 묻다 1, 2’가 각각 지난해와 올해 초 출판되기도 했다.

올해 특강 강사로 나서는 명사는 정희준 교수를 비롯해 박명림 연세대 교수, 김정헌 화가, 권해효 영화배우, 고세훈 고려대 교수, 권오율 호주 그리피스대 교수, 이봉조 전 통일연구원 원장, 정달호 재외동포영사대사, 오거돈 한국해양대 총장, 이광연 한의원장, 최갑수 서울대 교수 등 11명이다.

‘월드비전’ 특강을 총괄하는 김용일 교수(교직과)는 “현 시대의 흐름과 사회적 트렌드가 반영된 주제들로 학생들이 다양하고 명쾌한 비전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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