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연구는 어머니 실명 때문"

전북대 최희욱 교수, 실명한 어머니 떠올리며 연구에 매진

정성민

jsm@dhnews.co.kr | 2011-03-14 10:55:31

메타 로돕신Ⅱ의 구조를 세계 최초로 규명해 주목받고 있는 전북대(총장 서거석) 화학과 최희욱 교수(사진)가 실명한 어머니로 인해 세계적인 연구를 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메타 로돕신Ⅱ는 빛의 신호를 뇌까지 전달하는 단백질인 '로돕신(rhodopsin)'의 재생 과정에서 생기는 중간체다. 즉 빛이 눈에 들어와 망막에 있는 신호전달 단백질인 '로돕신'에 닿으면 '로돕신'은 빛에 의해 시각신호 전달을 시작할 수 있도록 활성화된다. 이 과정에서 10만분의 1초라는 매우 짧은 수명을 가진 중간체(Batho→Lumi→Meta I→Meta Ⅱ)를 거친다. '메타 로돕신Ⅱ'는 빛을 뇌로 전달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간체다.


메타 로돕신Ⅱ는 수명이 매우 짧아 그동안 학계에서는 이 결정체의 3차원 공간구조를 밝히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왔다. 그러나 최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장기간 연구를 통해 불가능을 극복해냈으며 연구 결과는 세계 3대 과학저널인 <네이처(Nature)>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특히 이번 연구 결과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오구치(Oguchi)병, 스타가르트(Stargardt)병, 망막색소변성증 등과 같이 실명을 야기하는 선·후천적 안과 질환의 원인 규명과 예방, 치료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처럼 최 교수가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에는 어머니가 시력을 잃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는 점.


14일 전북대에 따르면 최 교수의 어머니는 최 교수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나락을 탈곡하다 벼의 뾰족한 부분이 눈에 박히는 사고를 당했다. 그러나 당시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병원에 갈 엄두를 내지 못했고 결국 최 교수의 어머니는 왼쪽 눈의 시력을 잃어버렸다.


이후 최 교수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가슴 아프게 간직하다 1996년부터 본격적으로 눈의 시각신호 전달에 대한 연구를 시작, 끝내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내기에 이르렀다.


최 교수는 "어린 시절, 한쪽 눈을 잃으셨던 어머니에 대한 아픈 기억은 평생 시각 신호 연구에 매진하게 했던 원동력이 됐다"며 "어머니처럼 선·후천적 실명을 일으키는 안과질환 예방을 위한 신약 개발이나 인공 망막 개발 등에 기초가 되고 도움이 되는 연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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