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인화법 통과 두고 내홍(?)

학교 측 환영 입장에 교수협의회 개정 촉구

정성민

jsm@dhnews.co.kr | 2010-12-10 14:08:14

‘국립대학 법인 서울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이하 법안)’이 지난 8일 한나라당의 강경 처리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법안 통과를 두고 서울대가 내홍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학교 측은 법안 통과에 대한 환영 입장을 밝힌 반면 교수협의회는 법안 개정을 촉구하고 나선 것.


서울대는 법안 통과 당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60년 이상 지속된 체제를 개편하는 계기를 맞게 됐다.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쇄신을 위해 거듭나라는 국민의 요청으로 생각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법안 통과를 반겼다.


또한 서울대는 "서울대 법인화는 국립대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정부조직으로서 갖는 경직성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라며 "법인화가 추구하는 자율과 책임을 통해 국가와 사회가 기대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서울대 교수협의회(이하 교협)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법안 통과에 대한 우려를 표함과 동시에 독소조항 개정을 촉구했다.


교협은 "국회는 느닷없이 서울대법인화법안을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직권 상정해 단 1분 만에 통과시키고 말았다"면서 "당초에 해당 상임위에서 의안으로 상정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법안에 대한 온갖 논의나 의견이 전혀 검토되지 않은 상황에서, 심지어는 서울대가 수정을 요구한 사항도 묵살한 채 정부 제출 원안을 그대로 통과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협은 "이러한 행태는 서울대 법인화가 다른 안건에 끼워 팔기 식으로 처리해도 된다는 안이한 사고방식의 발로"라며 "더구나 예산안처럼 시한에 쫒기는 안건도 아닌데 모든 의견을 다 무시한 채 정부 법안을 강행처리한 것은 이 정부와 국회가 고등교육에 대해 얼마나 무지몽매한지를 스스로 드러낸 것으로 규탄 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교협은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서울대법인화법안은 극히 실망스러운 내용이었다"면서 "법인이 된 서울대가 국가기관의 지위를 벗어났으면서도 여전히 정부 예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돼 오히려 재정적으로 법인화 이전보다 훨씬 더 열악한 지위로 추락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말했다.


교협은 "또 하나 실망스러운 것은 대학법인의 지배구조다. 법인화를 한다고 대학의 모든 조직을 통째로 법인에 몰아 넣어 대학 전체가 이사장을 정점으로 하는 이사회의 지배를 받도록 했다"며 "이로써 마치 회사의 직원처럼 대학에서 교수의 지위가 법인에 고용된 단순 근로자로 전락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교협은 "이러한 문제점들 때문에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2년 전 수행한 정책연구를 바탕으로 정부의 단계적 기금 출연 보장과 법인과 대학조직의 분리를 골자로 하는 독자적 법인화법안을 제출할 준비를 했다"면서 "법안이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상정돼 법안에 대한 토론의 장이 마련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교협은 "그 동안 법안을 상정하지도 않고 썩히고 있었던 야당도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문제점에 대한 검토나 토론도 없이 의장이 직권 상정으로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민주주의 기본질서를 훼손한 처사이고 실질적으로는 국회법 제85조가 정한 절차를 밟았다고 볼 수 없다"며 "대학의 자율성을 확보하고 독소조항을 삭제하는 개정작업을 할 것을 국회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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