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산소포화도 초당 2,500번 읽는다

고려대, 저독성 적외선 양자점 센서 개발

온종림 기자

jrohn@naver.com | 2026-05-12 16:19:44

왼쪽부터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백세웅 교수(교신저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배인호 박사(교신저자), 고려대 지승인 석박통합과정(공동 제1저자), 고려대 김범관 석박통합과정(공동 제1저자).

 

[대학저널 온종림 기자]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백세웅 교수 연구팀이 한국과학표준연구원(KRISS) 배인호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저독성 적외선 양자점 소재를 이용해 혈중 산소포화도를 빠르고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산소포화도는 우리 몸의 장기와 세포에 산소가 충분히 전달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건강 지표로, 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산소를 많이 품고 있을수록 적외선을 더 많이 흡수하는 특성을 이용해 측정할 수 있다. 피부에 적외선을 조사한 뒤, 헤모글로빈이 흡수하지 않은 적외선의 양을 센서가 측정해 산소포화도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기존 실리콘 기반 센서는 적외선을 감지하는 능력이 떨어져 정밀한 측정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적외선 흡수 특성이 우수하며 용액 공정으로 제작할 수 있는 ‘인듐비소(InAs) 콜로이달 양자점’을 활용한 센서를 개발했다. InAs 양자점은 납·카드뮴·수은 등 독성 원소를 포함한 기존 적외선 양자점을 대체할 수 있는 저독성 소재로, 국제 친환경 인증 기준인 유해물질 사용제한(RoHS)을 충족한다.

핵심 소재인 InAs 양자점을 균일한 크기로 간단하게 합성할 수 있는 ‘씨드리스 전구체 주입 공정’도 도입했다. 양자점 씨앗 입자를 먼저 만든 뒤 여러 복잡한 단계를 거쳐 원하는 크기로 성장시키는 기존 방식과는 달리, 하나의 반응기 안에서 전구체를 주입하는 속도를 조절해 양자점이 생성되고 자라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제어하는 합성 방식이다. 이를 통해 원하는 적외선 파장대에 맞게 양자점의 특성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센서 개발에 이어 실시간 산소포화도 측정 시스템도 구현했다. 기존에는 손끝이나 피부를 통과한 빛의 변화를 분석하는 ‘광혈류측정(PPG)’ 기술을 사용했는데, 이는 후처리 과정이 필요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헤모글로빈의 산소량 변화(산소화/비산소화)에 따른 광신호 기반 산소포화도 측정 방식을 도입해 후처리 과정 없이 실시간으로 산소포화도를 산출했다.

기존 상용 산소포화도 측정기 대비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연구팀의 ‘InAs 콜로이달 기반 산소포화도 측정 시스템’은 초당 2,500회의 빠른 데이터 획득이 가능하다. 상용 의료용 측정기와의 비교 실험 결과, 최대 오차 1.98%, 평균 절대 오차 1.43%로 정확도도 높다. 또 운동 직후처럼 산소포화도가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측정이 가능하다.

백세웅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저독성 InAs 양자점을 보다 간단하고 확장성 있게 합성하고, 이를 실제 고속·고정확도 산소포화도 센서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와 차세대 바이오센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RISS 배인호 박사는 "고려대의 우수한 무독성 소재 기술과 KRISS의 초격차 광센서 평가 기술의 융합은 차세대 융합 기술의 핵심"이라며,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바이오 분야부터 양자 기술에 이르기까지 국가전략기술에 필수적인 핵심 광학 부품을 국산화하기 위한 협력연구를 강력히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인 ‘Advanced Science’ 온라인에 4월 20일 게재됐다. 또한 이번 연구는 방위사업청 지원·국방기술진흥연구소 주관의 국방기술기획평가원 과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 한국연구재단 과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기본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지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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