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에서 다리로 이어지는 통증, ‘척추관협착증’ 의심해야
강승형 기자
skynewss@nate.com | 2025-07-14 15:58:45
허리 통증은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통증이 반복되고 다리에 저릿한 느낌이나 당김, 힘 빠짐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노화 현상이 아니라 척추질환일 수 있다. 특히 다리가 아파서 오래 걷기 힘들고,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지며 숙이거나 앉았을 때는 오히려 증상이 줄어드는 경우라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내부를 따라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척추관이 좁아지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흔한 경우는 퇴행성 변화다. 나이가 들면서 척추 주변 인대가 두꺼워지거나 뼈가 자라나며 신경 통로를 압박하게 되고, 그로 인해 다리 저림이나 당김, 무거운 느낌 같은 증상이 발생한다.
초기에는 허리나 다리에 통증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다가 점차 보행이 힘들어지고, 일정 거리 이상 걷지 못한 채 주저앉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러한 ‘간헐적 파행’ 증상은 척추관협착증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다. 허리디스크와 혼동하기 쉽지만, 허리를 숙일 때 통증이 줄어들고 뒤로 젖힐 때 심해진다면 협착증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척추관협착증이 오로지 고령자만의 질환은 아니다. 외상이나 유전적인 요인, 반복된 무리한 자세 등으로 인해 중장년층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나이를 떠나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조기에 병원을 찾아 신경외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병력 청취와 신체 진찰을 통해 증상의 위치와 양상을 파악하고, 이후 MRI나 CT 같은 영상검사를 통해 협착 정도를 확인하게 된다.
치료는 증상 정도와 신경 압박 범위에 따라 달라진다. 통증이 심하지 않고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이라면 보존적 치료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에는 신경차단술과 풍선확장술이 있다. 신경차단술은 주사약물을 이용해 염증을 줄이고 통증을 완화시키는 방식이다. 풍선확장술은 좁아진 척추관에 특수한 풍선을 삽입해 공간을 넓힌 뒤 염증을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하는 치료법으로, 유착된 조직을 물리적으로 박리할 뿐만 아니라 약물치료의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보존적 치료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보행에 심각한 지장이 있을 정도로 신경 압박이 악화된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는 수술로 인한 환자의 부담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특히 고령자에게도 적용 가능한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 수술은 0.5cm 미만의 절개를 통해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따로 삽입해 병변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출혈과 조직 손상이 적고, 부분마취로도 가능해 전신마취가 부담스러운 고령 환자에게도 적합하다. 시야 확보가 용이해 정밀한 감압이 가능하고, 수술 다음 날부터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 속도도 빠르다.
척추관협착증은 대부분 점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증상에 익숙해지는 경우가 많다. 걷기 힘들거나 다리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지속된다면 통증이 심하지 않더라도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고령자도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는 비수술 치료나 내시경 수술의 선택지가 넓어졌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 방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글: 안산 고든병원 신경외과 황주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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