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대학 성공하려면

선정과정 공정성· 신뢰성 확보와 선정 후 철저한 관리가 관건

조영훈

aaajoyh@gmail.com | 2023-04-03 08:53:33

 교육부.

 

[대학저널 조영훈 기자] 교육부가 오는 2027년까지 30개 대학을 선정해 대학 당 5년간 1000억원씩 지원하는 세계적 수준의 지역대학 육성사업인 글로컬 대학(Global+Local)에 대학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컬 대학은 역대 대학재정지원사업 중 지원 규모가 가장 크고, 선정되면 지역의 허브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다.

 

정부가 글로컬 대학을 육성하려는 배경은 지방대의 과감한 혁신 없이는 대학의 생존과 지역의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역의 강소기업 맞춤형 인재를 집중 양성하는 독일 미텔슈탄트대, 모든 학생에게 창업과 기업가 정신을 가르치는 이스라엘 테크니온공대처럼 차별화된 교육으로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3월 초 올해 10개 대학을 시작으로 오는 2027년까지 비수도권에서 30곳을 선정해 대학당 연간 200억원씩 5년간 1000억원 지원할 것이라고 글로컬 대학의 사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산업구조의 급격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지역사회·산업 맞춤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과감한 혁신 계획을 갖춘 대학을 글로컬 대학으로 선정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4월 초 사업공고를 한 뒤 지원 대학으로부터 혁신과제와 비전 등을 담은 5쪽 이내의 혁신기획서를 제출받아 5월 중 1.5배수를 예비 지정하고, 7월 본지정을 통해 올해 10개 대학을 최종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두 개 이상 대학이 사업 기간 중 통합을 전제로 공동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교육부는 본지정 평가에 앞서서는 대학이 소재한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으로부터 대응 투자 등의 의견을 청취한다. 다만 지자체장의 의견은 평가에 영향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입장이다. 글로컬 대학 선정 평가 결과는 민간 전문가로 구성한 글로컬대학위원회에서 심의한다.

글로컬 대학 사업에 지원 가능 대학은 비수도권 국·공·사립대학과 교육대학, 산업대학, 전문대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와 GIST(광주과학기술원),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UNIST(울산과학기술원) 등 4대 과학기술특성화대학과 사이버대 등은 지원할 수 없다. 또한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일반재정지원 미지원대학(미선정, 미참여)과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은 신청이 제한된다.

 

◆어떻게 선정하나

글로컬 대학은 지역발전 전략과 연계해 지역의 발전을 선도하고 지역 내 다른 대학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특화분야에 세계적인 대학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교육부는 과감한 혁신 의지가 있는 대학을 글로컬 대학으로 선정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대학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대학 혁신 성공사례를 창출하고, 전체 대학의 혁신과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글로컬 대학에 지원하는 대학은 혁신비전과 혁신과제를 핵심적으로 제시한 혁신기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혁신기획서 분량은 5쪽 이내다. 혁신과제는 ▲산학협력 허브 역할 ▲대학 내외부 경계 허물기 ▲과감한 대도약혁신 추진체계 운영 ▲성과관리시스템과 공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다양한 해외 사례를 혁신 방안으로 제시했다. 학과 구분없이 단일계열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미국 브라운대, 스타벅스 직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학사과정을 운영하는 미국 애리조나대 등이다.

평가는 100점 만점으로 혁신성 60점과 성과관리 20점, 지역적 특성 20점으로 배점한다. 다만 총점이 70점 미만이거나 혁신성영역 점수가 영역 총점 60점의 50%를 넘지 못하면 선정에서 제외된다.

혁신성영역에서는 크게 4가지를 평가한다. 혁신의 비전과 목표는 기존 대학운영의 틀을 넘어 과감하고 도전적인가 ▲대학 안-밖, 대학 내부(학과, 교수)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가 혁신적인가 ▲제시한 혁신 계획이 해당 대학이 한국의 대학혁신을 대표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대학이 될 수 있을 것인가 ▲혁신을 위한 걸림돌을 분석하고, 걸림돌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 등이다.

성과관리영역에서는 ▲혁신계획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는 혁신 추진체계를 제시하였는가 ▲혁신계획의 실행에 따른 자율성과관리 시스템 구축과 영향력 평가 계획은 적절한가 등을 평가한다.

 

지역적 특성영역에서는 해당 대학이 지역혁신을 위한 산학협력과 창업 등을 위한 허브로서 역할을 하기 위한 대학과 지자체, 산업계의 역할이 명확하며 실행 가능한가를 평가한다.

 

◆글로컬 대학 성공하려면 선정과정 공정·선정 후 관리 철저히 해야

글로컬 대학 선정과정에서 공정성과 신뢰도를 확보하지 못하면 단계적인 사업 확대는 암초에 걸릴 것이다. 특정 대도시에 대한 쏠림현상이 심하지 않고 대학과 기업을 중심으로 균형발전 중인 독일에서 배울 교훈이 많다. 이를 위해 글로컬대학 모델이 성공해야 한다. 글로컬 대학이 지역 변화를 선도하고 국가경쟁력 제고에 기여한다면 지방대학 시대가 열리고, 국가균형발전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혁신 의지와 지역성장을 이끌어낼 역량을 갖춘 지방대학을 제대로 뽑는 것이 중요하다.

 

선정 후 관리도 철저히 해야한다. 특히 사업비가 역대 교육부 재정지원사업 중 최대라는 점에서 사업비 집행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서는 김대중정부에서 시작된 BK(두뇌한국)21 사업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BK21사업은 김대중정부 때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부)가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 대비, 고등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1999년부터 7개년에 걸쳐 시작한 사업으로 2000억원씩 총 1조4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사업이다. 세계 수준의 외국 대학원을 벤치마킹해 대학원 중심의 대학 및 각 지방의 산업 수요와 연계해 특성화가 이뤄지는 지역 대학을 육성함을 1차 목적으로 했다.

하지만 사업 초기에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업단의 지원비 일부가 교수들의 ‘쌈짓돈’으로 흥청망청 쓰였던 것이 교육부 감사 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그후 교육부가 철저한 사업관리를 해 사업이 안착해 역대 교육부 재정지원사업 중 최장수 사업으로 기록되고 있다.

 

 

교육부는 글로컬 대학 사업 성과와 영향력을 엄격히 평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한 글로컬 대학 선정 후 3년 차와 5년 차에 목표 달성 여부를 평가하고, 성과가 미흡하면 지원을 중단하거나 사업비를 환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교육부는 이를 구체화해 철저히 실행에 옮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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