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불청객 안면마비, 신경외과 전문의의 진단이 필요한 이유
강승형 기자
skynewss@nate.com | 2025-12-11 13:31:01
차가운 공기가 피부에 닿는 계절, 많은 이들이 감기나 독감 같은 일반적인 질환을 경계하지만, 의외로 이 시기에 주의해야 할 불청객이 있다. 바로 안면마비다. 이 질환은 어느 날 갑자기 얼굴의 한쪽 근육이 움직이지 않게 되면서 입이 돌아가거나 눈이 감기지 않는 등 일상생활에 심각한 불편을 초래한다.
안면마비는 얼굴 근육을 지배하는 제7번 뇌신경, 즉 안면신경의 손상으로 인해 발생한다. 그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가장 흔한 것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염증이다. 면역력이 저하되는 겨울철이나 과도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주요 증상은 한쪽 얼굴에 갑자기 마비가 오면서 이마에 주름을 잡기 어렵거나, 눈이 잘 감기지 않고, 물이나 음식을 먹을 때 입꼬리가 처져 침이나 내용물이 새어 나오는 것이다. 환자들은 마비가 발생하기 며칠 전부터 귀 뒤쪽이나 턱밑에서 통증이나 이상 감각을 전조증상으로 느끼기도 한다. 안면마비가 발생했을 때 환자 스스로는 뇌졸중(중풍)과 혼동할 수 있으나, 뇌졸중으로 인한 중추성 안면마비는 이마 주름을 잡는 기능이 비교적 보존되는 반면, 안면신경 손상으로 인한 말초성 안면마비는 이마를 움직이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자가 판단보다는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안면마비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되는 것은 '골든타임'의 확보이다. 안면신경 손상이 심해지기 전에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회복률을 높이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마비 증상이 나타난 후 72시간 이내를 골든타임으로 본다. 이 시간 안에 적절한 치료가 시작되어야 안면신경의 부종과 염증이 최소화되고, 신경의 영구적인 손상을 막을 가능성이 커진다.
안면마비 발생 후 늦어도 1주일 이내에는 적극적인 치료가 시작되어야 한다. 만약 이 시기를 놓치게 되면 신경 손상이 고착되어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혹은 안면 근육의 구축, 연합운동과 같은 영구적인 후유증이 남을 확률이 현저히 높아진다. 연합운동은 눈을 감을 때 입꼬리가 같이 움직이는 등 서로 다른 근육이 동시에 움직이는 현상을 말하며, 이는 환자에게 큰 심리적, 기능적 어려움을 준다.
안면마비의 원인은 단순한 바이러스성 염증인 벨마비(Bell's palsy)부터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람세이 헌트 증후군, 혹은 종양이나 외상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람세이 헌트 증후군은 벨마비보다 청력 소실이나 어지럼증을 동반할 가능성이 높고 예후가 불량한 경우가 많아 더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신경외과 전문의는 안면신경의 해부학적 구조와 기능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으며 신경학적 검진을 통해 안면마비의 정도와 유형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신경전도 검사(NCS)나 근전도 검사(EMG)와 같은 정밀 진단 방법을 활용하여 신경 손상의 위치와 심각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급성기에는 염증을 가라앉히고 신경 부종을 줄이기 위한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가 주를 이루며, 바이러스가 원인인 경우에는 항바이러스제를 병행한다. 신경외과적 치료는 단순히 약물 치료에 국한되지 않고, 신경의 회복을 돕는 여러 보존적 요법과 재활 치료를 포괄적으로 포함한다. 초기 염증 완화 후에는 손상된 신경을 활성화하고 마비된 근육의 위축을 막기 위한 물리치료, 안면 근육 운동, 전기 자극 치료 등을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산본퍼스트신경외과 백주열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안면마비는 신체적,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주는 질환이며, 특히 겨울철 면역력 저하와 맞물려 발생 빈도가 높아질 수 있다. 안면마비는 단순히 얼굴 근육의 문제가 아니라 안면신경이라는 중요한 신경 구조의 문제이므로, 뇌신경을 다루는 데 전문성을 가진 신경외과 전문의의 정밀 진단과 신중한 치료를 통해 접근해야 한다.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일상을 회복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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