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발작, 단순 증상 아닌 뇌질환 신호…MRI로 원인 규명 중요

임춘성 기자

ics2001@hanmail.net | 2026-04-02 12:01:24

24시 수동물메디컬센터 원수복 원장.

 

반려견이 갑자기 쓰러져 몸을 떨거나 중심을 잡지 못하는 발작 증상은 뇌가 몸을 정상적으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이다. 개에게서 발작 발생률은 약 1~2%로 보고되는데, 비글이나 골든리트리버 등 특정 견종은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아지 발작의 원인은 크게 뇌 외부 장기의 문제인 대사성 요인과 뇌 자체의 결함인 구조적 요인으로 나뉜다. 대사성 원인으로는 간부전이나 신부전으로 독소가 쌓여 뇌를 자극하는 경우와 저혈당, 독극물 중독 등이 있다. 구조적 원인에는 뇌수막염, 뇌종양, 뇌수두증, 뇌경색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진단 시에는 혈액 검사와 초음파를 통해 전신 건강을 먼저 확인하여 뇌 외적 문제를 하나씩 제외하는 소거법적 접근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뇌질환으로는 뇌수막염, 뇌종양, 특발성 뇌전증 등이 있으며 각각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뇌수막염은 감염이나 면역 이상으로 발생해 발작과 함께 시력 이상 등의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된다. 뇌종양은 점진적으로 신경 손상을 일으키며 마비나 성격 변화를 유발한다. 특발성 뇌전증은 구조 이상 없이 반복 발작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보호자가 일상에서 인지할 수 있는 뇌 질환의 징후는 발작 전후의 미세한 변화에서 시작된다. 발작 전에는 안절부절못하며 구석으로 숨거나 과도하게 침을 흘리는 전조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본격적인 발작이 시작되면 팔다리를 허공에서 휘젓는 패들링 동작을 하거나 몸 전체가 뻣뻣하게 굳는 강직 현상이 발생하며 때로는 의식을 잃고 껌을 씹는 듯한 입 모양을 반복하기도 한다. 발작이 끝난 직후에는 일시적으로 앞을 보지 못하거나 방향 감각을 상실해 벽에 부딪히기도 하며 극도의 흥분 상태를 보이거나 소변을 지리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단계적인 검사가 필수로, 먼저 혈액 검사와 엑스레이 및 초음파를 통해 간이나 신장 등 다른 장기의 기능적 이상 여부를 판단하는 기초 스크리닝이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이러한 검사에서 특이 사항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두개골 내부의 뇌 상태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인 MRI 촬영과 뇌척수액 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MRI는 자석을 이용해 뇌의 연부 조직을 정밀하게 시각화하는 장비로, 뇌수막염의 염증 범위나 종양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특히 1.5 Tesla 이상의 고자기장 장비는 촬영 및 마취 시간을 단축해 노령견의 부담을 줄여주며, 미세한 병변까지 감별해내는 높은 진단 가치를 지닌다.

뇌 질환으로 진단될 경우 치료는 약물을 통한 보존적 요법과 수술적 처치가 이루어진다. 뇌전증 등은 항경련제로 발작을 억제하며, 심각한 뇌수두증이나 외상은 수술을 통해 원인을 제거한다. 단순히 증상만 누르는 것이 아니라 근본 원인을 표적으로 삼아야 질병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24시 수동물메디컬센터 원수복 원장은 “반려견의 발작은 뇌에서 보내는 긴급한 신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확한 원인을 모른 채 진단적 약물처치에 의존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과 같으므로 정밀 장비를 통한 정확한 규명이 필요하다”며 “만약 5분 이상 발작이 지속된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보고 적시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발작은 보호자에게 큰 심리적 부담을 주지만, 정확한 원인 규명과 치료가 이루어진다면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 보호자의 적극적인 진단 의지가 말 못하는 반려동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 만약 금방 발작이 멈췄더라도 수의사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하며, 특히 발작이 5분 이상 지속되었거나 24시간 이내에 두 번 이상 반복되었다면 응급상황이므로 즉시 동물병원에 내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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