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신임 교육 부총리에게 바란다
대학경쟁력 강화위해 고등교육재정 OECD 평균 수준으로 올려야
이지선
ljs@dhnews.co.kr | 2022-11-07 13:24:37
[대학저널 이지선 기자] 초등 조기입학 등 여러 가지 논란 속에 취임 35일만에 자진사퇴해 최단명 사회 부총리가 된 박순애 전 부총리의 후임으로 이주호 KDI(한국개발연구원) 교수가 7일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취임했다. 이 부총리는 이명박정부 시절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해 교육정책이 낯설지는 않을 거다. 이 부총리는 경제와 안보가 어려운 중차대한 시기에 사회부총리가 됐다. 국가경쟁력은 교육경쟁력에서 나온다는 말을 누구보다도 잘 알 것이다. 특히 대학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을 담보한다는 말도 잘 알 것이다. 이 부총리는 대학경쟁력 강화와 취업난을 반영한 전문대 직업교육강화를 대학 정책의 우선 순위로 추진해야 한다. 또한 생애 출발선을 동일하게 어린이집과 유치원으로 이원화돼 있는 유아교육체계를 통일해 유보통합을 이뤄야 한다. 유석열 정부의 교육분야 국정과제에도 들어 있는 유보통합은 늦어지만 시대적 요청이기도 하다.
대학경쟁력 갈수록 하락, 고등교육재정 정부투자비율 민간투자보다 낮아
우리나라 국가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권이나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 투자 미흡으로 GDP 대비 고등교육 투자 규모는 0.7% 수준이다. 이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국 평균인 1.1%에 크게 못미친다. 이 중 개인에게 지급되는 국가장학금을 제외하면 약 0.4% 수준으로 고등교육의 공공성 확대와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 투자는 매우 부족하다.
이같이 빈약한 고등교육 예산으로는 대학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없다. 이렇다보니 우리나라 대학의 국제경쟁력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12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세계 경쟁력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1년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2018년 27위에서 올해 23위까지 올랐다. 반면 교육 경쟁력은 같은 기간 25위에서 30위로 하락했다. 특히 대학교육 경쟁력은 64개국 중 47위에 그쳤다. 또한 전경련이 영국 글로벌 대학 평가기관인 QS의 ‘세계대학 순위와 중국상하이교통대의 「Academic Ranking of World University’의 종합순위 300위 내 대학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비슷한 결론이 나왔다.
QS 선정 300위 내 대학 중 한국 대학은 9곳으로 미국과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중국보다 수가 적었다. 또 이 중 6곳은 지난 2020년보다 순위가 하락했다.
국내 대학의 우수 논문 생산 실적과 연구 영향력도 선진국에 비해 낮았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논문을 많이 게재한 순위 300위 안에 든 국내 대학은 5곳에 불과했다. 노벨상과 필즈상을 수상한 연구 업적을 보유한 국내 대학은 없었다. 지난 7월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가 수학계의 노벨상인 필즈상을 받았지만, 허 교수는 캘리포니아 태생의 한국계 미국인이다.
이렇다보니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 투자는 ‘정부가 대학을 버린 상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우리나라 정부와 민간의 고등교육 재정 투자 비율이 38% 대 62%이 반면 OECD 평균은 정부가 68%, 민간 투자가 29% 가량으로 정반대다. 대학생 1인당 연간 공교육비도 OECD 평균인 1만6327달러(약 1930만원)에도 못 미치는 1만633달러(약 1260만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고등교육재정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내국세의 20.79%로 규정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처럼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가칭)을 제정해 OECD 주요국 평균인 1.1% 정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법제화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국가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는 대학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유보통합 꼭 실현해 생애 출발선 동일하게 해야
25년 동안 교육과 보육으로 이원화된 영유아교육체제를 통합해 국가가 책임지고 출발선을 동일하게 해야 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교육격차 심화와 저출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국가가 책임지고 모든 영유아들이 생애 시작부터 평등하게 출발하도록 해야 한다.
유아기의 격차는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00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제임스 헤크먼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는
2006년 OECD의 요청에 따라 10년 동안 ‘인적자본 투자한계 수익률’을 연구해 비용 대비 편익을 발표해 눈길을 끈 바 있다.
헤크먼 교수는 당시 아이들의 연령이 어릴수록 적은 돈으로 교육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고하면서 “현명한 정부라면 초등학교 전단계의 영유아 교육을 튼실하게 해 교육재정을 절감할 뿐 아니라 양질의 인적자원을 길러낼 것”이라고 한 바 있다.
교육사학자 비티(Beaty)도 연령이 어릴수록 이들에 대한 정책이나 재정 투자가 “Last in, first out(가장 나중에 정책에 포함되고, 경제가 어려워지면 제일 먼저 빠진다)”이면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따라서 교육부는 유보통합추진위원화를 발족해 관련 법령 제·개정과 교육부로 부처통합, 교사자격 및 양성체계 개편, 영유아 대 교사 비율 개선, 시설 통일 등을 해야 한다.
OECD 선진국 대부분은 초기 인적자원 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만 3~5세 유아에 대한 무상 공교육체제를 교육부가 주관해 유아학교 또는 유치원 학제로 일원화해 운영하고 있다. 중국과 대만, 홍콩 등 아시아 국가들도 지난 2006년을 전후해 영유아 업무를 교육관할 부처가 맡고 있다.
전문대 직업전문고등교육기관으로 육성
4차 산업혁명 대응과 평생교육시대를 맞아 현 고등교육체제를 전문대는 직업교육중심대학, 일반대는 학문연구중심대학으로 재구조화해야 한다. 이는 전문대를 고등직업교육전문기관으로 역할 정립을 해 청년 실업난 해소에 기여하고, 기술발달 주기가 짧아 재교육이 필요한 직장인들이 재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요하다.
일반대와 전문대의 정체성을 법으로는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경계가 모호하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부설 고등직업교육연구소가 지난해 10월 발간한 ‘2021 인사이드 리포트’에 따르면 전년도 3월 기준 전문대에서 전문직업인 양성을 목적으로 개설한 학과를 중복 개설한 일반대는 114개대, 520개 학과(석사+박사과정 포함)로 전문대와 일반대의 구분이 안될 정도다.
특히 전문대 학문 영역으로 개설된 △보건의료 △안경광학 △치위생 △치기공 △철도 △물리치료 △작업치료 △방사선 △뷰티·미용 △응급구조 △K-pop △외식·조리 △카지노 △바리스타 △반려동물 △제빵 등 학과를 일반대에서도 취업이 잘된다는 이유로 전문직업인 양성목적으로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현행 고등교육법이 규정한 일반대와 전문대의 교육 목적과 맞지 않는다. 현행 고등교육법 제28조에 따르면 ‘대학은 인격을 도야하고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심오한 학술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국가와 인류사회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일반대의 교육목적은 연구중심교육이다.
반면 전문대는 전문직업인 양성이 주 목적이다. 동법 제47조에 따르면 ‘전문대는 사회 각 분야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이론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재능을 연마해 국가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전문직업인을 양성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많은 일반대에서 전문직업인 양성 목적의 학과를 개설해 법에서 규정한 고등교육체제의 정체성이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 따라서 전문대는 직업교육기본법을 제정해 직업교육중심대학으로 영역을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평생교육 시대에 전문대를 평생직업교육기관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법제화해야 한다. 특히 취업난으로 일반대를 졸업한 뒤 전문대에 유턴입학하는 학생들이 해마다 1300~15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재취업을 위한 성인학습자 교육도 전문대가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함께 전문대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 산학협력정책관실에 전문대학지원과와 전문대학정책과 2개 과로 돼 있는 전문대 조직을 직업교육국으로 승격시켜 전문대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현 교육부 조직편제으로는 일반대 정책에 가려 전문대 정책이 뒤로 밀리고 있는 점을 감안해서도 그렇다.
지속가능한 평생교육 체제 확립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인 K-MOOK 교육을 활성해 고졸자들이 대학을 가지않고도 대학 교육과정 수준의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K-MOOK는 일반인 누구나 대학·기관의 우수 온라인 강좌를 언제, 어디서든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서비스로, 인공지능(AI)·신기술·한국학 등 1358여 개의 다양한 강좌를 제공하고 있다.
K-MOOK 교육 확대는 동남아와 아프리카 등 3세계 국가를 지한파로 만드는 부수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다. 특히 사실상 남북관계의 ‘키이’를 잡고 있는 중국의 학생들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미국 하바드대와 프린스턴대 등 미국의 주요대학들은 무크를 아프리카 등 제3세계 국가 학생들에게 적극 개방해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미국 조지아공대는 컴퓨터과학(CS) 석사과정을 온라인으로 개설해 미국 CS석사 공급을 10% 증가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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