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동환 ㈜진웨이브랩스 대표, 쉽고 정확한 분석 ‘식물 유전체 전문 통역사’ 역할 톡톡

중앙대 교수창업기업 ㈜진웨이브랩스 김동환 대표를 만나다
표준화된 범용 결과의 한계를 넘어, 개별 연구 목적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 제공

이선용 기자

lsy419@kakao.com | 2026-10-01 10:12:28

중앙대 교수창업기업 ㈜진웨이브랩스 김동환 대표.

 

[대학저널 이선용 기자] 방대한 식물의 유전 정보를 쉽고 빠르게, 그리고 정확하게 분석해 기존 분자육종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고 평가받는 중앙대 교수창업기업 ㈜진웨이브랩스가 대학 연구실과 중소 종자기업의 ‘희망’이 되고 있다. ㈜진웨이브랩스는 자체 구축한 통합 컴퓨터 분석 플랫폼과 정밀 분석 장비(HPLC)를 통해 ‘식물 유전체 전문 통역사’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특히 표준화된 범용 결과만을 제공하는 기존 외주 분석 서비스와 달리, 개별 연구 목적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동환 대표는 “특정 DNA 마커를 보고 우수한 품종을 골라내던 기존 방식은 유전체 데이터가 너무 방대하고 복잡해 전문가가 아니면 분석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며 “㈜진웨이브랩스는 식물 유전체·전사체 분석과 유용 대사물질 분석을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해 신뢰할 수 있는 레포트를 제공하는 서포터”라고 말했다. 학술적 검증과 기술적 인프라,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지적재산권을 보유한 김동환 진웨이브랩스 대표를 중앙대 다빈치캠퍼스에서 만나 창업과 연구성과, 기술지원 및 사업화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중앙대 교수창업기업 ㈜진웨이브랩스는 어떤 기업이며, 설립 배경은.
“(주)진웨이브랩스는 유전체 분석과 천연물 성분 분석을 병행하는 중앙대 교수창업기업이다. 유전체, 특히 전사체를 독립적으로 분석하기도 하고 대사물질 성분 분석을 별도로 진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사물질이 만들어지려면 그전에 유전자 발현 프로파일이 변화해야 하므로, 성분 함량의 변화가 실제로 어떤 유전자의 변화에서 비롯되는지를 유전체와 대사체 두 가지를 연동해 분석하는 것이 저희 서비스의 목표다. 연구만 하던 학자로 살다가 기업을 창업할 수 있었던 것은 학교(중앙대)의 창업 육성 프로그램 지원 덕분이다.”

Q. (주)진웨이브랩스의 핵심 강점과 경쟁력은.
“NGS(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가 2000년대 초반 등장하면서 생물학을 크게 바꿔 놓았다. 의학계도 마찬가지다. 이 기술이 나오면서 유전체를 한꺼번에, 짧은 시간 안에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됐고, 이에 따라 수요가 늘면서 단가는 계속 낮아지고 관련 기업도 많이 생겨났다. 대표적으로 마크로젠이 있고, 농업 계열 관련 기업들도 있다. 그런데 이런 기업들의 서비스는 정해진 포맷대로만 제공되다 보니, 실제로 학계에 있는 분들에게는 여러 제약이 따랐다. 논문을 쓰다 보면 논문의 맥락에 맞춰 결과를 재해석하고 그림이나 막대그래프 등을 새롭게 다시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외주 분석업체나 실험실에는 이를 다룰 역량이 없다 보니 한 번 정해진 포맷에서 더는 손을 댈 수 없었다. 그래서 저희는 논문으로 출판되기까지 끝까지 팔로업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식물 성분 분석을 하려고 할 때 분자생물학을 전공한 분들은 대개 성분 분석에 익숙지 않다. 그래서 저희는 이런 어려움을 고려해 성분 분석까지 함께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즉 자체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 역량과 현장 검증용 정밀 분석 인프라를 완벽히 결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 데이터 가공과 서열 해석에 그치는 타 분석업체들과 달리, 본사는 자체 개발한 고효율 분석 파이프라인과 더불어 분자마커 및 정밀 대사체 분석(HPLC)을 한 번에 지원한다.” 

 


Q. 방대한 식물의 유전 정보를 쉽고 빠르게, 그리고 정확하게 분석해주는 것이 (주)진웨이브랩스의 역할이다. 이를 위해 자체 구축한 컴퓨터 분석 플랫폼(Jupyter 기반)과 정밀 분석 장비(HPLC)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식물 유전체는 동물과 비교하면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반복 서열이 많아 대용량 고성능 컴퓨팅이 필수적이다. 저희는 Jupyter 기반의 대용량 클라우드·서버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해 테라바이트급 유전체 데이터를 자동화 알고리즘으로 빠르고 정밀하게 처리한다. 아울러 유전형(Genotype) 예측 결과가 실제 기능성 유효성분이나 표현형(Phenotype)으로 발현되는지 검증하기 위해 고정밀 HPLC 시스템을 연계 활용한다. 즉 ‘유전자 서열분석-유용 성분 분석-표현형 예측’의 전주기 정합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Q. 고추의 세포질 웅성불임 특이 DNA 단편 특허를 한국·미국·중국 3개국에 등록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외에 다른 특허 등록이 있다면 설명해달라.
“고추의 세포질 웅성불임 특이 DNA 단편 특허는 제가 박사과정 때 지도교수님과 함께 진행했던 연구로, 해외 출원까지 하게 됐다. 고추의 세포질 웅성불임성(CMS) 판별 마커는 종자 생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글로벌 원천기술로, 한국·미국·중국 3개국에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최근에는 3건의 특허를 출원했는데, 배추를 포함한 십자화과 작물에 쓸 수 있는 특허가 대표적이다. 배추를 비롯한 십자화과 작물이 만드는 대표적인 기능성 물질이 글루코시놀레이트다. 이 글루코시놀레이트는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육종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안토시아닌은 항산화 효과가 있고, 캄알렉신(camalexin)은 식물이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만드는 물질로 작물의 생산성과도 연결될 수 있다. 병해충 방어에 관여하는 이 2차 대사산물의 함량을 높이는 방법과 관련해서는, 특정 유전자의 기능을 저해하면 글루코시놀레이트 함량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규명한 논문을 발표하고 특허로 등록했다. 이 외에도 인삼 등 고부가가치 약용작물의 진세노사이드 축적 관련 분자마커, 작물 생육 단계 및 개화 예측 프로그램 알고리즘 등 다수의 원천특허와 소프트웨어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다.”



Q. 학술적으로도 많은 성과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3년간 SCI급 국제학술지에 20편 이상의 유전체 분석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는데.
“저는 교수로서 그동안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왔고, 의미 있는 논문을 다수 발표했다. 전반적으로 저희 회사가 표방하는 대표 분석 기술들의 밑바탕은 이미 준비가 돼 있는 상황이었다. 진웨이브랩스는 2024년 12월에 설립했는데, 창업 이전부터 진행해 온 연구 결과가 논문으로 이어진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석을 수행할 수 있는 신뢰도와 기술력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또 본사의 모든 상용 서비스는 전 세계 유수 저널에서 엄격한 동료 평가를 거친, 검증된 최상위 연구방법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식물의 후성유전학적 조절, 기전 규명, 유전체 변이 탐색, 대사경로 분석 등 다년간 축적된 학술적 자산이 진웨이브랩스의 분석 알고리즘과 AI 예측 모델의 독보적인 신뢰도를 담보한다.”

Q. 유전체 등 자체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부족한 대학 연구실이나 기업, 국공립 농업연구기관 등에서 많은 의뢰가 들어올 것 같다.
“저희 기업은 유전체와 대사물질 분석을 함께 연동해서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지금까지는 저희 기업명으로만 분석을 진행해 왔다면, 올해부터는 산림청 등과 함께 수주를 받아 진행하고 있다. 사실 대부분은 저희 실험실 명의로 수주를 받아 진행하는데, 최근에는 농촌진흥청, 전남대, 세종대 등으로부터 전사체 분석이나 글루코시놀레이트를 비롯한 유용 대사물질 함량 분석 의뢰를 받아 진행하고 있다. (주)진웨이브랩스는 단순 아웃소싱 용역을 넘어 각 연구진의 목적에 맞춘 ‘전주기 맞춤형 파이프라인 컨설팅’을 제공한다. 표준 분석 보고서 제공부터 타깃 유전자 발굴, 실용 분자마커 개발까지 밀착 지원해 클라이언트의 품종 육종 및 연구 속도를 2배 이상 단축시킨다.”



Q. 기후변화는 농산물의 안정적인 생산과 수급, 나아가 국가 식량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진웨이브랩스의 AI 기반 디지털 육종 서비스 개발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인도어팜(실내 농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정부도 관련 연구와 정책에 많은 투자를 하려 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비하려면 인도어팜처럼 통제된 환경에서 식물을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피지컬 AI 기반의 로봇이 수확이나 관리를 담당하는 기기도 필요하겠지만, 한편으로는 식물 생육을 최적화하는 자동화된 생육 조절 플랫폼을 만드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전통 육종 방식은 우수 품종 선발과 세대 진전에 10~15년이 소요돼 급격한 기후 이상 속도에 대응하기 어렵다. 진웨이브랩스의 AI 기반 디지털 육종은 유전형 및 환경 데이터를 사전 학습해 고온·가뭄 등 기후 스트레스 저항성 개체를 유묘 단계에서 정밀하게 시뮬레이션·선발한다. 이를 통해 육종 기간을 3~5년으로 획기적으로 줄여, 기후변화 적응형 신품종을 적기에 농가에 보급함으로써 국가 식량안보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Q. (주)진웨이브랩스의 향후 비전과 목표는.
“저희는 전사체를 포함한 유전체를 분석하고 식물의 천연물질 분석 결과와 연동해 가장 상관관계가 높은 유전자를 찾아내며, 이를 바탕으로 분자표지나 유전자칩을 만들어 판별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단기적으로는 국내 주요 국공립 연구기관과 스마트팜·종자기업을 대상으로 표준 디지털 육종 및 대사체 분석 플랫폼을 시장에 확고히 안착시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식물 유전체·대사체 빅데이터를 통합한 ‘AI 기반 스마트 어그리테크(Agri-Tech) 종합 솔루션 플랫폼’으로 도약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종자시장의 디지털 대전환을 선도하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꿈이다.”

Q. 중앙대 창업보육센터 지원과 최대 장점은.
“중앙대 창업보육센터가 아주 많은 멘토링을 연결해 주고 있다. 즉 대학이 보유한 첨단·고가 연구 장비와 전문 연구 인프라를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 특히 대학 창업지원단의 행정·특허 지원과 풍부한 산학연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또 중앙대 라이즈(RISE) 사업과 연계해 경기도와 안성시에 있는 기업들과 협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런 산학연 네트워크가 좀 더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Q. 창업 준비가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어려웠던 점은.
“평생 연구하고 논문만 쓰던 제가 사업에 발을 들이려고 했을 때, ‘창업을 해도 되나’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던졌다. 학술적 ‘연구 완성도’를 추구하던 학자의 시각에서 벗어나 시장이 요구하는 ‘제품화·수익성·사용자 편의성’ 중심의 비즈니스 마인드로 전환하는 과정은 저에게 큰 도전이었다. 이 도전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교수창업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해 다양한 자문과 정보를 얻었던 것이 한몫했다. 특히 저는 수요자 관점에서 불필요한 단계를 과감히 줄이고 직관적인 분석 인터페이스를 구축하기 위해 농업·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또 창업 멘토링과 전문가 자문을 적극 수용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고도화했다.”

Q. 마지막으로 인생 선배이자 기업 대표, 그리고 교수로서 젊은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급변하는 AI 시대, 시장이 너무 빠르게 바뀌고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자신만의 전문분야를 갖춰야 한다. 저는 늘 학생들에게 어느 분야든 AI가 적용되더라도 전문분야를 정하고 그 분야의 기본 전문 역량과 지식을 쌓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한다. 그 분야의 기초부터 탄탄히 쌓아야 이를 바탕으로 AI를 접목했을 때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또 학생들은 ‘세상의 어떤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를 항상 질문해야 한다. 기초 역량을 깊이 있게 다진다면, 바이오와 AI처럼 기술과 산업이 융합하는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여러분만의 독보적인 가치를 창출할 기회가 반드시 열릴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의 전문성을 믿고 도전하기 바란다.”

 

[ⓒ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