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불명의 항문 통증, 항문거근증후군 원인과 진단의 핵심은

임춘성 기자

ics2001@hanmail.net | 2026-04-13 10:04:18

황상철 원장.

[대학저널 임춘성 기자] 항문 주변의 불편은 남에게 털어놓기 어렵지만 일상 속에서 계속 신경이 쓰이는 문제다. 만약 대변 후에도 계속 잔변감이 남고, 항문 안쪽의 묵직하고 찌릿한 통증이 앉아 있을 때 더욱 심해져 병원을 찾았음에도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항문거근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는 항문을 지탱하는 근육인 항문거근이 과도하게 긴장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성인 10명 중 1~2명은 경험한 적이 있을 만큼 비교적 흔하다.


이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은 자율신경계의 불균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 몸의 자율신경은 스트레스나 긴장 상태에 반응해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조절하는데, 지속적인 심리적 압박이나 과로가 이어지면 교감신경이 과항진되면서 골반저 근육들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한다. 특히 항문거근은 꼬리뼈(미골)와 직접 연결되어 있어, 자율신경의 실조로 인해 이 부위의 기혈 순환이 정체되면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지며 만성적인 통증과 압박감을 유발할 수 있다.

진단 과정에서 중요한 절차는 숙련된 의료진에 의한 직장수지검사다. CT나 MRI는 장기의 구조적 이상을 확인하는 데 유용하지만, 근육의 미세한 긴장도나 압통점까지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항문거근증후군은 종양이나 염증처럼 눈에 보이는 구조적 병변이 없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더욱 까다롭다. 의사가 직접 항문 내부를 촉진하여 항문거근 부위를 눌렀을 때 평소 환자가 느끼던 통증이 그대로 재현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은, 자율신경 긴장으로 인해 예민해진 근육의 상태를 파악하는 지표가 된다.

골반의 구조적 불균형 역시 항문거근의 긴장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항문거근을 구성하는 치골미골근과 장골미골근은 꼬리뼈에 부착되어 있는데,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 패턴이나 잘못된 자세로 인해 꼬리뼈가 안쪽으로 말리거나 비틀리면 연결된 근육들에 지속적인 물리적 스트레스가 가해진다. 이는 주변 신경을 더욱 예민하게 만들어 통증 신호를 증폭시키며, 결과적으로 자율신경계가 더욱 긴장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

한방에서의 치료는 이처럼 굳어진 근육을 물리적으로 풀어주는 동시에, 흐트러진 자율신경의 균형을 바로잡는 통합적인 접근을 취한다. 침과 약침 치료를 통해 예민해진 신경을 진정시키고 항문 주변의 혈류 순환을 촉진하며, 추나요법 수기치료로 꼬리뼈와 골반의 정렬을 바로잡아 근육에 가해지는 비정상적인 압력 해소를 도모한다. 여기에 기혈 순환을 돕는 한약 처방은 전신 컨디션을 회복시켜 교감신경의 과도한 흥분을 가라앉히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결국 항문거근증후군은 전신의 긴장 상태와 생활 습관이 투영된 결과물이다. 원인 불명의 통증으로 치부하기보다는 정밀한 진단을 통해 근육의 긴장 지점을 찾고, 자율신경의 안정을 도모하는 세심한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환자 스스로도 배변 시 과도하게 힘을 주는 습관을 교정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등 능동적인 태도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도움말 : 두근두근한의원 황상철 원장

[ⓒ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