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대학 퇴로 이렇게 열어라

폐교대학 종합관리지원센터 설치
체계적인 대책 서둘러야

이지선

ljs@dhnews.co.kr | 2023-02-10 10:11:26

2021년 폐교된 서해대학. 

[대학저널 이지선 기자] “개나리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 문 닫는다는 예측이 현실로 다가왔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월 8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한 말이다. 실제로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대의 위기는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2년 전인 2021학년도 대학입시 결과 전체 대학 정원의 4만586명을 채우지 못했다. 이 가운데 지방대가 3만458명으로 75%를 차지했다. 또한 정부가 지난 2010년부터 진행한 대학 평가에서 부실대학에 포함돼 한 번이라도 재정지원제한이나 학자금 대출 제한을 받은 대학 84곳 중 지방대가 62개대로 73.8%였다.

 

이같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생 충원율 하락 등으로 인한 재정위기로 한계대학에 몰린 대학들이 지방에 집중돼 있다. 이러한 대학들을 계속 유지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간다. 따라서 학생 충원율 기준의 현저한 미달과 재단의 부정비리 등으로 유지가 어려운 대학들은 한계대학으로 설정해 정리할 필요가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지난 2020년 12월 ‘학령 인구 감소에 따른 한계대학 대응 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간해 해법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회생 불가 한계대학 퇴로 방안으로 ▲부실대학과 한계대학의 퇴출 경로 이원화 ▲회생 불가 한계대학 선별과 선출의 공정성 확보 ▲폐교 희망대학을 위한 자발적 퇴로 열어주기 ▲(가칭) 대학 폐교 종합관리지원센터 설치 ▲유휴자산의 사회적 활용 대안 ▲(가칭) 대학 폐교 관리법 제정 등 6가지를 제안했다.

 

한계대학과 부실대학 퇴출 경로 이원화

 

부실대학과 한계대학의 퇴출 경로 이원화는 부실대학과 한계대학의 폐교 원인이 다른 것을 감안해 제안했다. 부실대학은 학교법인의 각종 비리나 부정, 경영자의 도덕적 해이 등으로 교육 정상화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임박해 퇴출하는 경우다. 이 경우 정부에서는 법령에 근거해 대학 캠퍼스를 폐쇄하고 대학기관평가인증기관으로서 인증 범위에서 제외하거나 학생모집 중단 등 퇴출 강제화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반면 한계대학은 주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생 미충원이라는 외적 요인으로 인해 경영난에 처한 대학을 의미한다. 이때 자발적 폐교를 희망하는 대학도 있고, 컨설팅 및 정부의 평가에 따라 폐교로 선별된 대학도 있다. 보고서는 한계대학에는 선 회생 기회 부여, 후 퇴출 결정을 기본정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해당 대학에 대한 추진정책으로는 정부의 퇴출 권고 및 자문 지원, 자발적 폐교를 희망하는 대학에 대해서는 해산장려금이나 청산 지원금 등 배려적 출구전략이 가능하다.

 

회생 불가 한계대학 선별과 선출의 공정성 확보는 우선 한계대학과 부실대학의 선별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퇴출대학 선별은 ‘한계대학 위기진단 상시평가 제도’를 도입해 활용하면 된다. 퇴출대학의 선별기준은 상시평가지표 총점 일정 점수 이하로 결정하면 된다. 이를 위해 퇴출 대학 선별 기준과 세부적 평가 절차 마련 및 시행은 ‘한계대학 위기진단 상시평가위원회’를 설치해 관장하도록 해 공정성을 확보한다.

 

폐교 희망대학을 위한 자발적 퇴로 열어주기는 저조한 학생 충원으로 인해 자발적으로 폐교를 희망하는 대학에 대해 합리적인 폐교경로를 개발, 안내한다. 폐교 경로 정책으로는 폐교 희망대학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과 교직원 보호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정부는 학생의 인근 대학 전학 알선, 폐교대학의 학생 전입을 허용한 대학에 대한 보조금 지급 검토, 교직 

원 보호 대책으로 체불임금 지원과 특별 경력 채용 등 실직 대책 개발, 퇴직금 보호조치 등을 해야 한다.

 

또한 폐교대학은 지역사회 경제에 영향을 미치므로 폐교시 해당 대학 소재 지역의 경제적 타격과 보완 대책을 해당 지역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마련해야 한다. 지역경제와 상권을 살리기 위한 특별교부세 확대 지원, 소상공인 지원자금 확대와 지역경제 및 주민보호를 위한 장기적인 지역산업 육성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가칭) 대학 폐교 종합관리지원센터 설치

 

(가칭) 대학 폐교 종합관리지원센터 설치는 한계대학과 부실대학의 퇴출지원 경로 마련과 제공을 위해 전담기구로 필요하다. 센터는 대학 퇴출과 폐교의 안정적 관리, 학생의 학습권과 교직원의 생존권 보호 및 구제 방안 마련, 학교법인의 책무와 권리에 대한 법적 관리 등의 기능을 하도록 한다. 또한 한계대학의 향후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컨설팅도 수행하도록 할 수 있다.

 

컨설팅에 참여하는 전문가 집단은 고등교육 재정 중심의 대학 행정 전문가와 회계전문가, 행정학 및 경영학, 산업심리학 등 사회과학 분야 전문가로 다양하게 구성하는 것이 좋다. 

센터 운영은 한국사학진흥재단 또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위탁할 수도 있으나 가능하면 공정성 확보 등을 위해 별도 기관으로 신설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폐교 유휴자산의 사회적 활용과 관련해서는 정부 재산으로 귀속된 폐교대학의 캠퍼스 부지는 해당 지역 지자체와 공공 기관에 장기 임대해 지역 공공시설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한계대학으로 문제를 초래한 학교법인에서 유휴시설을 직접 활동하도록 하는 것보다 공공성이 높은 대학에서 투명하게 시설을 활용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이 때 장기 임대를 통해 재단에 지급되는 임대료는 우선 구성원의 급여 등 한계대학이 문제 해결을 위한 재정으로 활용하도록 강제해야 한다. 

 

폐교대학의 경우 학교용지 지목을 다른 용도로 변경 해제해 다양한 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도 있다.

 

(가칭) 대학 폐교 관리법 제정

 

(가칭) ‘대학 폐교 관리법’ 제정은 한계대학 폐교 과정의 법적인 안전장치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 이 법은 대학의 폐교 과정에는 공정하고 효율적인 대학 퇴출 절차가 필요하므로 향후 안정적이며 원활한 폐교를 유도하고, 폐교에 따른 학생과 교직원, 지역사회 보호를 위해 제정해야 한다. 

 

법안에 담을 주요 내용으로는 학교법인이 결정한 정관 내용 중 기관의 해산이 필요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기관의 운영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타 기관(학교법인 등)과 합병한 경우, 합병 이외의 조치로 폐교 결정 시 폐교에 따른 구체적인 절차 등이다.

보고서는 이같은 한계대학 문제 해결 방안 이외에도 교육부 외 중앙부처의 협력을 통한 대응 모색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국토교통부는 대학의 각종 용도 변경과 토지에 관한 규제 완화 지원, 지자체와 산업통상자원부는 대학의 지역과 연계된 산업 관련 대응 정책 마련을 위해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한계대학 교직원의 업종 특수성을 감안한 고용 승계와 이직 지원정책 개선, 기획 재정부는 한계대학의 청산과 해산에 수반되는 청산 지원금과 해산장려금 지원정책 등을 위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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